대전시와 충남도가 내년 국비 확보를 위해 적극 나섰다고 한다. 대전의 경우 목표액은 전년도 보다 1600억 원 증가한 2조 9800억 원 규모다. 충남도는 올해 5조 8104억 원에서 8.4%인 4896억 원 늘어난 6조 30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당연한 행보라고 하겠다. 그동안 편성 단계에서 누락되는 우를 범하거나 정작 정부안에는 포함시켜 놓고 국회 심의 의결과정에서 빠지는 일이 없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도 모두 정교한 논리와 치밀한 전략으로 국비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겠다.

대전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의 라온바이오 융합의학연구원 설립을 필두로 미래핵심소재산업 융합 플랫폼 구축 등이 눈에 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과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건설, 대전의료원 설립 등도 국비 없이는 추진이 아예 불가능하다. 충남은 가로림만 국도 38호 노선지정 및 연육교 건설과 KTX 공주역 연계 도로망 구축, 서산 공군 비행장 민항유치 국비 확보를 새롭게 설정했다. 하나같이 절박한 사업들이다. 충청지역의 미래 먹거리 해결은 물론 시민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한 치의 빈 틈이 있어선 안 된다.

걱정스런 건 정치 바람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대전과 충남 모두 시장과 도지사가 권한대행체제다. 특히 도는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를 예년보다 3개월 앞당겨 이달 말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안희정 전 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중도 퇴진하면서 동력을 잃은 게 사실이다. 지방선거로 인해 당파·정파·후보간 입장이 달라지면서 결집력이 떨어질 수 있는 대목도 걸린다. 그럴수록 공직자들이 국비 확보의 중심에 서야 한다. 중앙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에 초점을 맞춰 부처별 중기계획 수립 단계부터 대응에 나서야 한다. 실·국장이 앞장 서 부처를 찾아 예산 당위성을 설명하고, 정당별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매개로 총력전을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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