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영 씨가 13일 대전 서구 원정동에 위치한 행복마을을 찾아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주현영 씨 제공
주현영 씨가 13일 대전 서구 원정동에 위치한 행복마을을 찾아 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주현영 씨 제공
일주일에 하루 쉬는 미용사 주현영(31·여)씨는 13일 휴일을 반납하고 미용도구를 챙겨 지적장애인이 거주하는 대전 서구 원정동 행복마을을 찾았다.

한 달에 한 번 그는 미용봉사활동을 하는데 미용사가 된 직후부터 10년 동안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날 찾은 행복마을은 지난 2016년 인연을 맺어 2년째 계속 찾고 있다.

이 곳에 거주하는 이들은 주 씨를 보면 "언니 이뻐, 언니 귀여워"라며 반긴다. 긴 대화는 이어가지 못하지만 주 씨가 시설을 찾는 날이면 거주하는 이들은 누구보다 그를 반긴다.

주 씨는 "지적장애인 시설이라 대화를 깊게 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기억해주고, 기다려준다"며 "그래서 조금 피곤한 날이라도 가야 된다는 생각이 크다. 다녀 오면 마음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입버릇처럼 아버지에게 `나는 재능기부를 할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내뱉은 말을 미용사가 된 직후 실천에 옮겼다. 처음 일한 미용실에서 원장을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후 요양원, 복지관 등 사회적 약자가 거주하는 시설을 꾸준히 찾아 이웃사랑을 몸소 실행하고 있다.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한 달에 한 번만 해서 큰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봉사활동을 다녀오면 기분이 좋다.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힘든 생각이 안 든다"는 명쾌한 대답을 했다. 10년 동안 봉사활동을 이어온 것만 봐도 그는 이미 그 일이 봉사활동이 아니라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의 꾸준한 봉사활동에 동료도 가끔 함께 한다. 이날 찾은 행복마을에도 동료 직원들이 함께 했다. 다만 꾸준히 함께하는 직원이 없어 아쉬움을 표했다.

주 씨는 "나의 재능으로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많은 미용인들이 동참을 했으면 좋겠다"며 "행복마을 같은 시설은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일손이 부족하다. 가끔 미용학원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해주러 오는데 이왕이면 베테랑들이 와서 예쁘게 머리를 잘라줬으면 좋겠다"며 자원봉사 동참을 독려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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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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