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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치료하는 한의학] 병명 아닌 환자 통증부터 다스려야

2018-03-13기사 편집 2018-03-13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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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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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환자는 죽었다'는 말이 있다. 주로 광고업계에서 쓰는 말이다. 광고는 매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광고 대상인 물건은 잘 팔리지 않았다는 의미다. 예전에 한 회사 주스 광고에 나오는 특정 단어가 엄청난 인기를 얻었지만, 정작 주스 판매량에 있어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한의원에서 30년 동안 환자를 보다 보니 이와 비슷한 경우가 가끔 있다. 가끔 병명에만 너무 집착해서 병만 보다가 정작 중요한 '사람'을 잊어버리는 경우다. 허리가 아픈 환자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한 적이 있었는데 요통일 것이라 생각하며 침, 뜸, 부항, 약침, 추나 요법까지 시행 한 뒤 한방 물리요법을 해줬는데 전혀 효과가 없었다.

당시 환자는 한의원에 오기 전에 X-ray는 기본이고 CT까지 찍어 봤는데 전혀 이상 소견이 없었다고 말하면서 종합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 봐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한의학적으로 진단을 다시 해보니 환자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상태로, 배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이에 배를 풀어주는 침과 한약을 쓰니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한의학 용어로 식적요통(소화기성 요통)이라고 한다. 요통만 떠올리면서 허리의 긴장으로 인한 근육통만 생각했으니 병이 나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한의학은 병명을 먼저 생각해 허리가 아픈 것을 고치는 것이 아니고 허리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다. 류마티스를 치료하는 침이나 한약이 있냐고 물어보면 선뜻 대답하기가 힘들지만 한의학적으로 류마티스를 가진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은 많이 있다.

한 집에 쌍둥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형은 감기에 걸리고 동생은 걸리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이는 면역력의 차이라고 해석이 가능하며, 감기가 아니라 감기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주로 하는 교수는 수술을 해보면 사람에 따라 회복 속도가 많이 다르다고 한다. 난이도가 낮은 수술을 했는데도 매우 힘들어 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자신이 생각하기에 힘든 수술을 여러 번 했는데도 회복이 굉장히 빠른 환자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의 목적은 사람을 낮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술 자체가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좋아할 게 아니라 사람이 나아야 치료가 끝났다고 할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체력을 길러서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며, 꼭 필요한 수술을 받더라도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구원회 구원회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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