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러하겠지만 1970-1980년대 기억을 떠올려 보면, 멀리서 귀한 손님이 오시면 가족 중 한명이 문 밖에까지 나가 마중을 하곤 했다.

한여름 농사일을 한 후에 온 몸을 적신 땀을 씻기 위해 마당 한구석에 자리 잡은 우물가로 뛰어가 등목을 한다고 펌프에 물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고 `푸억 푸억`소리내며 펌프질을 하곤 했다. 이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펌프에 붓는 물을 우리는 `마중물`이라 한다. 우리 조상님들의 슬기로움을 엿볼 수 있는 지혜가 아닌가 본다. 이렇듯 우리는 원하는 것을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 또는 조치를 행했다.

대전시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이 쇠퇴한 원도심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마중물이라는 신념으로 공모심사를 준비해 지난해 말 3차 관문심사를 통과함으로써 사업이 최종 확정됐다. 현재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옛 충남도청사와 대전역을 양대 축으로 2021년까지 360억 원이 투입된다.

`중앙로 프로젝트 마중물 사업`으로 명명한 이 사업은 도심형산업지원 플랫폼, 도시재생활성화 링크(중앙로 신·구 지하상가 연결, 중앙로 보행환경 개선 사업)로 나누어 진행된다.

그 중 플랫폼 사업은 동구 대전역 인근에 도심형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하 1층, 지상 5-6층 2개 동에 인쇄출판협업공장, 패션창작스튜디오, 뷰티케어지원센터, 만화웹툰창작실, 창업지원공간 등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지역기반 산업 활성화 및 신성장동력 산업 창출을 꾀하고 청장년층의 창업 및 고용 촉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링크 사업은 대전역과 옛 충남도청을 중심으로 주요 시설들을 입체적으로 연결하여 보행접근성을 제고함으로써 원도심 내 집객기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단절된 신·구 지하상가를 목척교 인근 대전천 하부에 아트공방과 전시·공연, 창업공간, 휴게공간 등의 문화창업복합공간을 조성, 단순 연결이 아닌 원도심만의 차별화된 도시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중앙로의 주요 결절점인 대전역, 목척교, 옛 충남도청과 주요 집객시설인 지하상가로의 보행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횡단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원도심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계획이 충실하다고 성공하는 사업이 아니라 관련 소상공인들과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 이해가 함께 어우러졌을 때 쇠퇴한 원도심의 활성화 마중물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봄날을 선사해 줄 것이다. 시원한 물줄기를 품어내는 펌프는 마중물을 넣지 않으면 절대로 땅속 물을 끌어올릴 수 없듯이 쇠퇴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이 마중물이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민과 관이 최선을 다해 협력해야 할 것이다. 10년 후 민과 관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공적인 도시재생사업으로 사람들이 북적되고 점포들의 매출도 올라 서로 웃음 짓는 행복한 대전 원도심을 바래본다. 임 묵 대전시 도시재생본부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