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겁지겁 배를 채우고, 폭식과 절식을 반복하며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을 즐겨 먹고, 살을 빼려고 닭가슴살과 샐러드만 고집하거나 저녁을 맥주 한 캔으로 때우는 것이 현대인들의 식습관이다. 저자는 서른이 되면 식사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음식을 먹는 행위의 반복은 습관으로 굳어지기 쉬운데, 잘못된 식습관은 위염, 과민대장증후군 등 몸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우울증, 자기비하 등 마음마저 다치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끼를 때우기보다 건강하게 즐기는 온전한 식사법을 지향하는 책이다. 먹는 것과 삶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그로부터 어떻게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저자는 하루가 멀다고 몸을 괴롭히던 소화불량, 위염, 편두통과 같은 아픔들에서 벗어나고자 음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저자는 단순히 먹는 것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식사법만 바꿔도 모든 것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신에게 맞는 식사법에 마음을 쓰게 된 이후에 배에 차던 가스도 눈에 띄게 줄었고, 자궁 용종도 사라졌으며, 장염, 위염, 편두통과 같은 아픔들도 점차 잦아들었다고 고백한다. 물론 나는 이렇게 잘못 먹었다는 눈물겨운 시행착오도 함께 전달한다.

`식단 조절을 부추기는 세상에서 중심 잡기`, `장 미생물 살리는 식사법`, `배에 가스 차는 원인과 해결법` 등 지금 당장 실천에 옮길 수 있을 만큼 실제적이고 단순하다. 본문에 간헐적으로 담긴 `낫토 그린 스무디`, `달래 넣은 달달 샐러드 소스`, `두유크림 톳 리소토`, `무 들깨 파스타`, `매생이 토마토 해장국`, `생강오일`, `완두콩 조림`, `콩비지 리코타 치즈` 등의 소박하지만 특별한 요리법 34가지는 온전한 식사를 찾아 나설 독자들을 위한 저자의 선물이다.

저자는 유기농 인증 마크보다는 농부의 땀이 돋보이는 곳에서 직접 식품을 사고, 텃밭에서 손수 채소를 가꿔 먹기도 한다. 위염이 도졌을 때는 양배추즙보다는 감자즙을 챙겨 마시고, 고시히카리와 기장을 섞어 만든 밥을 좋아하며, 속이 더부룩할 때는 후추차나 부추차를 마신다. 가을에는 생강청을 넣은 무 수프를 즐겨 먹고, 겨울에는 낫토, 생강초절임 같은 발효음식을 가까이한다. 당근 사이사이에 흙이 묻어 있어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당근 표면을 살짝만 닦아 먹는다. 강박에 가까운 편식을 하거나 깨끗하게만 먹어서는 장내 세균도 면역력도 기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식사를 경험하면서 스스로 탐구하는 가운데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연스레 자신에게 맞는 식사법도 찾아갈 수 있다. 한끼를 단순히 때우는 자와 온전히 즐기는 자의 차이는 크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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