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승 교수
이희승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이희승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3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이희승 교수가 금속물질로만 가능했던 자기 나침반을 순수 유기화합물로 구성된 펩타이드를 이용해 개발함으로써 생체친화적인 분자기계 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공로가 높이 평가되었다고 선정배경을 설명했다.

분자기계는 빛, 열, 자기력 등 외부 자극을 이용해 회전, 전진과 같은 기계적인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도록 설계한 5-10㎚ 크기의 인공 분자 또는 분자집합체다.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에서 수술 대신 주사액을 주사하면 수십, 수백 개의 나노 분자 기계가 환자의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며 몸속에 침투한 병원균을 찾아 파괴하는 미래 병원의 모습을 현실화할 기반 기술이다.

빛과 열 같은 외부자극에 반응해 역학적 움직임을 구현하는 분자기계 개발은 합성화학, 나노소재 분야의 오랜 도전과제이다. 그 중에서도 자기력은 물성을 파괴하지 않는 비침입성 자극원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계적인 제어가 어려워 주목받지 못했다.

이희승 교수는 체내에 마그네토좀이라는 자기 나침반을 지닌 주자성 박테리아의 행동 양식에 착안, 나침반처럼 실시간으로 자기장의 방향에 따라 정렬하는 펩타이드 자기 나침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이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러운 한편 어깨가 무겁다. 연구실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교수의 `내가 만들어낼 수 없다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명언도 과학자로서 영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6년 노벨화학상은 분자 기계를 만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기초연구의 결과물이 실제 응용 가능한 수준, 즉 기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또 한 번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폴덱쳐의 기초를 확립했다면, 궁극적으로는 연구 초기에 가졌던 인공효소 합성이라는 의문에 긍정적인 해답을 얻고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해 과기부 장관상과 상금 1000만 원을 수여하는 시상이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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