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겨울잠 깬 매화의 '상춘별곡'

2018-03-07기사 편집 2018-03-07 15:30:48

대전일보 > 라이프 > 여행/축제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신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 '봄의 전령사' 양산 원동 매화 즐기기

첨부사진1사진 = 양산시 제공
길고 긴 겨울이 가고 늘 그렇듯 봄이 찾아왔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간간이 오긴 하지만, 봄의 '대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봄이 왔음을 가장 먼저 실감할 수 있는 것은 꽃이 피었는지다. 요즘 길을 걷다가 문뜩 가로변이나 담장 너머에 핀 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십중팔구가 '매화'다. 매화는 봄의 눈이 녹기 전에 핀다해 '춘설화'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매화는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이 아니라 봄이 올 것을 알리는 꽃이다.



양산시 원동면 원리 1102-1 순매원. 이곳은 매년 봄을 소개하는 사진이나 책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명소다. 순매원에 핀 매화는 양산 토곡산 자락으로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과 원동역으로 향하는 경부선이 기가 막히게 어우러지면서 빼어난 경치를 자아낸다. 운이 좋아 경부선 상행선과 하행선 열차가 교차하는 장면까지 볼 수 있다면 최고의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이 철길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극찬했다.



순매원은 김용구(70)씨가 지난 2000년 초쯤 은행에서 퇴직하고 마련한 매실 농장이다. 김씨는 퇴직하기 10여년 전부터 이곳에 매실 농장을 꾸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농장을 조성할 당시 김씨는 지금의 아름다운 경치를 예상하지 못했다. 김씨는 "현재는 낙동강과 철도, 그리고 매화가 어우러지면서 다들 빼어난 경치라고 칭송해주지만, 사실 처음에 농장을 만들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순매원 자리는 과거 묘지를 관리하기 위해 마련한 창고가 있는 부지에 불과했다. 이곳에 한두 그루씩 나무를 심다 보니 어느덧 농장이 됐고 매년 봄이면 매화가 피면서 자연스럽게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순매원 매실 나무는 대략 800여 그루. 그 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원동역과 가깝기도 하고 빼어난 경치 때문에 상춘객들이 매년 이곳을 찾는다. 순매원은 사유지이기에 아무 때나 들어갈 수는 없다. 다만 김씨가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일반인도 방문할 수 있도록 농장을 개방해 놨다.



순매원의 매화는 원동면 매화의 '일부'에 불과하다. 정말 제대로 된 원동 매화를 즐기기 위해서는 순매원보다 더 내륙쪽에 있는 영포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영포마을은 원동역에서 출발하면 자동차로 약 10분, 도보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량이 없다면 방문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매화 축제 기간에는 영포마을로 가는 셔틀버스가 운영되기 때문에 자동차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



원동 일대에는 400여 매실 농가가 1만 그루가 넘는 매화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이 중 80%가 영포마을에 모여 있다. 영포마을 매화나무의 유래는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물금농협 조합장을 지냈던 전진식(83)씨가 농사를 짓기에 척박한 원동면을 살리기 위해 매실나무 5000그루를 사다가 심었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진씨는 "전국 마을 중에서 우리 영포마을 매실나무가 가장 많다"며 "옛날에는 원동면이 내륙이고 척박한 기후와 땅 탓에 먹을 것이 부족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 매실나무였다"고 회상했다. 생존을 위해 심었던 매실나무가 30여년이 지난 지금 전국을 대표하는 매화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이후 전씨는 매실 소비를 촉진하고 원동 매화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축제를 기획했다. 축제 8회까지는 영포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했지만, 경남도와 양산시의 지원으로 현재는 원동면 일대 모든 곳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다.



매년 3월이면 원동면 일대에 매화 축제가 열린다.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원동 매화축제는 매년 30만명의 방문객이 찾는 양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3월 17일부터 이틀간 원동면 원동마을과 쌍포매실다목적광장에서 '제12회 원동매화축제'를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화려한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봄 향기 가득한 어쿠스틱 공연퍼레이드인 매화향 포크콘서트와 시립합창단의 봄바람콘서트, 레크레이션 가위바위보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원동역에서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도로에는 마술사와 마이미스트들의 재미있는 거리 퍼포먼스 공연을 비롯해, 수와진의 버스킹 공연, 양산시민 동아리회원들의 작은 음악회 등 흥겨운 축제 분위기로 채워질 예정이다.

특히 원동마을에서 행사장까지 이어지는 둑방길을 미나리축제장까지 연장하고 둑방길 일원에 매화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한다. 또 원동주민들의 이야기를 모은 원동 고향이야기 전시, 프리마켓, 각종 전시체험 부스, 사생실기대회, 원동 특산물 직거래장터 등이 마련돼 더욱 풍성하고 볼거리·먹거리가 넘치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올해 축제는 아침 일찍 매화꽃을 보러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축제 시작 시간을 오전 10시로 앞당겼고 서틀버스 운행 대수 확대, 화장실 추가 설치 등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양산시는 축제기간 매화를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코레일과 협의를 통해 원동역 정차 열차를 최대한 증편할 계획이다. 행사기간 차량정체 해소를 위해 지방도 1022호선 구간 중 순매원 입구~원동문화체육센터, 어영삼거리~쌍포매실다목적광장 일원에 대한 주·정차를 전면 금지하고 불법노점상 단속을 벌인다. 이뿐만 아니라 인근 배내골고로쇠축제와 원동청정미나리축제는 지난 1일부터 한달간 원동면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한신협 경남신문=고휘훈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첨부사진2사진 = 양산시 제공
첨부사진3사진 = 양산시 제공
첨부사진4순매원에서 잔치국수를 먹는 상춘객 사진=경남신문 제공
첨부사진5사진 = 양산시 제공
첨부사진6사진 = 양산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