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성큼 다가온 한반도와는 달리 유럽은 갑작스레 몰아닥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폭설에 폭풍까지 겹치면서 추위로 인한 사망자가 수십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지구촌 곳곳에서 보이는 한파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로 보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전세계에서 기상이변이 이어짐에 따라 각국 정부가 기후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은 `북극곰의 날`이다. 북극곰 보호단체인 `북극곰 인터내셔널`이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이 북극곰 멸종위기 등급을 `관심`에서 `취약`으로 바꾼 2005년 지정했다. 북극곰은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멸종위기동물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으면서 개체수가 줄고 있다.
북극곰과 한파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커다란 재앙이 오기 전, 작은 사고나 징후들이 먼저 일어난다는 법칙이다. 큰 재해와 작은 재해, 사고 징후의 발생 비율에 따라 `1대29대300 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1931년 미국 여행보험사에 근무하던 하인리히는 산업 재해 사례들을 분석하다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재해로 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 그 전에 비슷한 문제로 경상자가 29명 발생하며, 다칠 뻔한 사람은 300명이 있었다.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큰 재해가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그 전에 징후가 있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밝혀졌다. 사소한 문제를 내버려둘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북극곰의 눈물`은 징후이고 한파는 재해다.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어쩌면 인류는 두 번 다시 경칩을 맞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용민 취재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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