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고 이를 수필로 적은 존 뮤어(John Muir, 미국)는 1903년 5월 글레이셔 포인트 일원에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과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자이언트 세콰이어` 나무로 잘 알려진 요세미티 국립공원(최초의 국립공원은 옐로우스톤, 1872)은 자연과 역사문화를 아우르는 보호지역으로 확장됐으며, 인류가 창안한 최고의 아이디어라 일컫는 국립공원 제도가 본격적으로 정착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의 산업화로 인한 환경파괴로 존 뮤어를 비롯한 초기 환경운동가들에 의해 시작된 국립공원 제도는 1967년 우리나라에 도입돼 지리산이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고, 계룡산은 경주, 한려해상과 함께 1968년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올해로 50주년을 맞게됐다.

계룡산은 삼국시대 백제의 수도인 공주시에 위치하고 동학사, 갑사, 신원사 3대 천년고찰과 통일신라시대 국가 제사처인 오악(五嶽)중 한 곳, 조선시대엔 묘향산, 지리산과 함께 삼악(三嶽)중 하나인 중악단이 현존하고 있는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최고의 명당, 대길지이다.

이러한 이유로 계룡산은 토속신앙의 성지가 되어 `神들의 꽃밭`이라 불리기에 이르렀으나, 1960년대 후반까지 수백 개의 종교단체에 의한 굿 등의 행위가 `자연 훼손`으로 이어지게 되자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수많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계룡산을 보호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1968년 12월에 두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것이다.

지정 초기에는 공원관리 업무의 대부분이 종교단체 이주와 무속행위 단속으로 이어졌고, 훼손된 자연자원의 복원사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사향노루, 수달, 담비, 삵 등의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동물 2888종, 식물 813종의 안식처로 변모했고 갑사삼신불괘불탱(국보 제298호) 등의 국가지정문화재 12점 등 생태, 역사·문화의 보고(寶庫)가 됐다.

이렇게 탄생한 계룡산국립공원이 어느덧 50주년을 맞게 된 것이다.

`역사(歷史)는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라고 했다. 50주년을 맞는 계룡산 국립공원은 걸어 온 50년을 되돌아보고, 4차 산업혁명을 염두에 둔 국민과 함께 할, 앞으로의 50년을 계획함으로써 변화된 공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200만 명 가까운 탐방객이 찾아오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도심형 국립공원으로서, 자연·사람·미래를 연결하는 보호지역 관리의 선도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자연주권을 인정하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고객화된 탐방 서비스와 미래지향적인 공원관리로 100주년을 향해 변화된 힘찬 도약이 필요한 때다. 임영재 국립공원관리공단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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