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성장을 견인하는 우리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소수에 불과한 대기업의 수출비중 보다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높아야 세계경기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은 중견기업 포함해도 채 4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와 유사하게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수출로 성장을 주도하는 독일은 전체 수출의 3분의 2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독일 중소기업 수출비중이 높은 이유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을 무기로 작은 시장에서 한가지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수출기업들이 가격이 민감한 큰 시장에서 요소투입과 원가절감에 의존해 경쟁하고 있는 방식과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독일이 세계경기 침체에도 불구 수출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는 이유 또한 히든챔피언을 비롯 글로벌 경쟁력을 지닌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히든챔피언의 경쟁력은 수출이며 글로벌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독일은 세계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숨은 일등기업으로 칭하는 히든챔피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히든챔피언 2734개사 중 48%에 해당하는 1307개가 독일 기업인데 반해 한국의 히든챔피언 수는 20여개사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과 독일의 히든챔피언간에 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히든 챔피언`의 저자 헤르만 지몬 회장의 시각이다. 따라서 우리가 중소기업 수출비중을 늘리려면 무엇보다 수출에 역점을 둔 중소기업수를 크게 늘려야 한다. 또한 독일처럼 가격이 민감하지 않은 작지만 수없이 많은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독일 중소기업이 세계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또 다른 비결은 기업 스스로 필요한 인력을 육성하고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독일에서도 대학을 졸업한 고급인력이 중소기업으로 몰려들지는 않는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인재들이 대부분 시골에 소재하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일찍부터 직업훈련법을 제정하고 직업교육훈련 제도를 통해 기업과 함께 숙련노동력을 양성하고 배출된 인력을 산업현장에 바로 활용할수 있게 함으로서 기업이 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확대하고 근로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실제 산업현장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엔지니어만 필요한 게 아니고 전문 기술인력을 더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1차 산업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기초과학 보다도 그 과학연구를 산업현장에서 실현해 낼 수 있는 기술인력을 더 많이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독일에 이어 `1인당 수출` 기록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1위와 2위 사이에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중소기업 수출에서 더 많은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 어성일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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