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평창올림픽이 끝났다. 메달이 쏟아져 나온 스피드스케이트, 국민적 환호인 `영미`의 컬링 경기, 남·북 단일팀의 하키 경기 등 2018년 2월은 동계 올림픽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찼다.

그런데 필자는 이 열기 속에도 TV 속 경기장이 눈에 들어온다. 누가 설계했을까? 어떤 콘셉트로 설계했을까? 분명히 유명 대형 건축사사무소에서 했을 텐데 지역 건축사는 참여했을까? 몇 프로 비율로 참여했을까? 직업의식 때문일 것이다.

최근 대전의 건설업계에서는 평창의 열기처럼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라는 주제로 뜨겁다. 지역 건설사들의 요구도 있었고 시에서도 200억 원 이상의 건설사업에 설계용역 및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을 30% 이상으로 관리해 지역건설경기를 활성화시킨다는 정책 발표가 있었다. 대전시의 의지를 환영한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얘기할 때 대부분 건설사만을 이야기하는데 이번에 설계용역업체까지 참여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에 설계를 하는 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낸다. 대전시에는 지역건설산업의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조례가 있다. 여기에는 지역 업자의 하도급 비율과 공동도급비율이 적혀있지만 이번에 구체적으로 설계용역사를 지목해 참여시킨다고 한 것이다. 이전에도 지역 용역사가 참여한 건이 있었지만 보다 많은 건이 나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모든 건축물의 시작은 설계로부터 시작한다. 설계가 잘 되어야 공사도 잘되고 결국 잘된 건축물이 나오는 것이다. 설계의 중요함이 있기에 설계용역업체도 지역의 보호를 받아 마땅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평창올림픽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하키센터 경기장 등은 강원도 지역 건축설계사무소가 참여되어있다. 이처럼 우리 대전도 지역의 대형 건축공사에 지역 용역사가 많이 참여되기를 희망하며 조만간 구체적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재개발·재건축할 때 용적률 인센티브에 대해 언론에 내용들이 올라오고 있다. 여기에도 지역 건설사의 참여비율과 지역업체가 참여하는 하도급률에 따라 용적률을 차등 부여해 외지 대형업체만이 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업체도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다. 기존에도 용적률 인센티브제도가 있지만 지역 설계용역사의 참여는 언급되지 않았다.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계획안이겠지만 인센티브제의 취지를 고려한다면 이번 기회에 지역 설계용역사의 참여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설계용역사도 건설 관계사 중 하나이다. 건축설계를 중심으로 토목, 기계, 전기 설계부 등 다양하고 많은 설계용역사가 있다. 이들의 비중 또한 지역에서 크게 차지한다. 이러한 용역사들의 참여는 지역건설경기 활성화에도 좋고 지역건설기술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강원도의 예를 보듯 지역에서 국제경기장 설계 기회가 몇 번 있을까? 큰 공사의 설계에 지역 용역사가 참여해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용 역사들이 높은 수준의 설계를 하면 지역에 높은 수준의 건축물들이 생길 것이고 결국 그 혜택은 대전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 대전시에서 의지 있게 구상하는 좋은 정책들이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 건설 관련인 뿐만 아니라 시민 모두가 기뻐하는 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재범 대전건축사회 회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