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공사가 어제 유성복합터미널 우선협상자인 하주실업과 본계약 체결 기한을 10일간 연장한다고 공표했다. 하주실업이 롯데의 참여 확약이 늦어지고 있다며 계약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모지침 상 양자 협의에 따라 계약체결을 연장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은 유감이다. 다음달 8일까지 롯데의 사업 참여 확약이 없으면 협상권은 다음 순위 사업자에게 넘어가지만 자칫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까 우려스럽다. 일단은 롯데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한 하주실업의 역량이 문제지만 롯데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는 지난 2013년 3차 공모 때 우선협상컨소시엄으로 선정됐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한차례 사업을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그럼에도 롯데는 이번 4차 공모에서 하주실업에 투자의향서를 발급했다. 이는 유성터미널을 명품터미널로 조성하겠다는 의지이자 대전시민에 대한 약속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심의위는 롯데라는 유통 대기업이 투자의향서를 발급한데 대해 높은 점수를 줬고, 이것이 하주실업이란 생소한 업체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하지만 롯데는 이제 와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부재라는 변수가 돌발했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상황을 설명하는데 설득력이 부족하다.

앞서 대전시는 3차 공모 무산 뒤 사업성 확보를 위해 터미널 진입로 개설과 건폐율·용적률 등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한 바 있다. 이는 업체들의 사업성을 높여 명품복합터미널을 만들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롯데도 하주실업에 투자의향서를 발급할 때는 이런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협약 체결까지 9일이라는 기간이 연장된 만큼 롯데는 전향적인 자세로 유성복합터미널 참여를 고민하기 바란다. 그룹이 안팎으로 어렵지만 대전시민과 약속한 부분을 지키는 것은 롯데의 책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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