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1998년 2월 25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합과 도약위한 새출발`을 천명하며 취임했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체제 극복을 위해 국민적 단결을 호소하고 지역갈등, 당파적 이기심을 청산할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본지는 이날 1-6면에 걸쳐 `김대중 15대 대통령 취임사 전문`, `각계 인사들의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DJ와 역경 함께한 충청지인들` 등 50년 만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기념하는 특별 지면을 구성했다.

당시 대전시민들이 김 전 대통령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대량실업대책과 물가고 해결 등 경제난을 타계하는 것이었다. 또 학교폭력 추방, 문화예술에 대한 투자 확대,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 금융지원, 경제정의 실현 등 갖가지 요구가 쏟아졌다.

이러한 국민들의 아우성 뒤에는 IMF의 그늘이 존재했다. 대전시는 당시 둔산동에 건립중이던 신청사 재원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대흥동에 있던 구청사 매각을 여러 차례에 걸쳐 시도했으나 매입자가 선뜻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전시는 1995년부터 1999년 10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대전시청 신청사 건립을 계획했다. 그러나 IMF 금융위기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이 부동산 매입보다는 매각에 주력해 또다시 유찰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1998년 2월 26일자 신문에는 `IMF가 자판기 커피맛을 바꾼다`는 기사가 실렸다. 환율 인상으로 설탕과 커피 등 커피자판기에 이용되는 재료들의 가격이 최고 두배 가까이 오르면서 일부 자판기 업주들이 커피의 농도를 옅게 하고있다는 내용이었다. 또 1998년 3월 2일자 `월요스페셜 Focus21`이 다룬 기사에서는 대전충남지역의 실업률이 각각 3.9%와 3.0%를 기록해 대전지역 실업 예상자 수가 2만 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실업률에 실업급여 신청자는 1998년 2월에만 1997년 한해 신청인원의 절반인 928명에 달했다.

동시에 여성들의 경제참여도 이때 크게 증가했다. 지역의 주부들은 힘든 가정경제를 남편과 함께 극복하고자 직종과 관계없이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요즘 같은 때 남편 혼자 시달리게 할 수 없다"며 "적은 돈이라도 가계에 보태겠다"고 주부들이 부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다. 지역 백화점과 식당 등은 모집광고를 내기가 무섭게 주부들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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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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