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장대동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업주 이모(53)씨는 얼마전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인상을 두고 큰 고심을 하고 있다. 배달 종업원의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오징어 가격 등 식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이달부터 종업원 한명을 줄이고 저녁 배달은 본인이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씨는 "한 그릇에 4000원, 5000원씩 받아서는 종업원 인건비에 재료값까지 손에 남는 게 없어 걱정"이라며 "주 고객들이 인근 대학생들이어서 함부로 가격을 올렸다간 주문이 줄어들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이 상태라면 가격인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식품·외식업계의 가격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서민들의 외식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중적인 음식인 짜장면과 햄버거, 커피 등의 가격이 인상되면서 1만 원으로도 한 끼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역 카페와 식당 등 외식업계의 가격이 최소 200원에서 최대 1000원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명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은 지난 1일부터 커피가격을 올렸다. 4500원이던 스몰사이즈 아메리카노를 4800원으로 6.7% 인상했고, 카페라떼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6% 올렸다.

지역 내 20개의 매장을 보유한 순대국밥집도 이달 5000원이었던 순대국 가격을 6000원으로 1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국밥 한 그릇에 커피 한잔을 마시면 1만 원이 훌쩍 넘는 상황이 됐다.

대학생 전모(23)씨는 "최근 자주 가던 카페와 식당의 메뉴 가격이 오르면서 지갑을 함부로 꺼내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며 "이제는 친구들과 밥을 먹고 커피 한잔을 마셔도 1만 원이 금방 없어진다"고 말했다.

외식물가는 지난해 말부터 상승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충청권지역경제동향`에서도 지난해 4분기 대전·충남·충북의 소비자 서비스 물가는 전년 같은기간 대비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대전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6% 상승했으며, 외식 서비스의 경우 2.1%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외식업계는 임대료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올해부터 적용된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격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으로 프렌차이즈 외식업계가 계속해서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도 외식부담이 가중되면서 결국 경기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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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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