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25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봉명동 호텔리베라 유성 인근의 한 식당. 주말이면 사우나를 끝낸 뒤 식당을 찾은 고객들로 북적일 시간이지만 식당 내부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주말에는 아침 일찍부터 손님들의 발길이 몰리기 시작해 점심까지 이어지는데 호텔리베라 유성 폐업 이후 손님이 `뚝` 끊겼다.

식당 사장 양모(56)씨는 "평일에는 점심, 저녁에, 주말에는 아침, 점심에 손님이 많은데 호텔 폐업 이후 평일이고 주말이고 모두 손님이 줄었다"며 "폐업이 2달 째가 다 되가는데 지금은 그나마 단골손님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다른 식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식당은 호텔리베라 유성에서 숙박을 한 단체손님들이 주로 찾았는데 호텔 폐업 직후 세미나, 포럼 등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레 단체손님의 발길도 끊겼다. 매출이 급감하면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해당 주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호텔 맞은 편, 편의점도 문을 닫기 직전이다. 20여 년 째 편의점 자릴 지켜왔지만 호텔 폐업 이후 손님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밤에는 손님이 아예 없을 정도다.

해당 편의점 관계자는 "폐업 이후와 이전, 손님 방문 격차가 크다. 예전에는 밤에도 식료품, 담배 등을 사러 오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은 손님이 거의 없다"며 "손님이 절반 이상 줄면서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리베라 유성 폐업으로 우려됐던 인근 상권의 침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호텔 주변을 돌아본 결과, 일부 슈퍼마켓, 식당은 문을 열지 않거나 출입구에 `임대문의`라는 글을 내걸어 놓기도 했다. 폐업 2달째에 가까워지면서 손님이 급격히 감소해 상권 자체가 침체일로를 겪고 있는 것이다.

호텔리베라 유성의 정상화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폐업 철회 목소리가 시민사회로 확대되면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구성돼 10만 서명운동까지 돌입했지만 여전히 모기업인 신안레져는 묵묵부답을 일관하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하루 빨리 호텔리베라 유성의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호텔리베라 정상화를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호텔 폐업은 136명의 직원을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내몰았고 상권 침체로 인근 상인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한 때 특급관광호텔로 이름을 날렸던 호텔이 도심 속 흉물로 전락한다면 유성관광특구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