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지사기 역전경주대회]

서산시 대표로 참가한 김양상·김초희 부녀. 신호철 기자
서산시 대표로 참가한 김양상·김초희 부녀. 신호철 기자
"아빠를 따라 조금씩 마라톤을 하다가 육상을 시작했어요. 아빠는 이번 대회에 일반부 선수로 참가했고, 역전경주대회는 처음이라 긴장했는데, 감독님 말씀만 듣고 최선을 다 해 뛰었습니다"

제46회 충남도지사기 시·군대항 역전경주대회에 참가한 서산여중 3학년 김초희(16) 양은 아버지와 함께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돼 신기하다며 수줍게 미소지었다.

김 양은 올해 서산시 대표로 역전경주대회에 출전했다. 아버지인 김양상(43) 씨를 따라 초등학교 5학년 때 마라톤을 접한 이후,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했다. 처음 접한 종목은 경보였다.

김 양의 재능을 눈여겨 본 안난기 서산시 총감독은 지난해 김 양에게 중장거리 선수로 전향할 것을 권유했다. 선택은 탁월했다. 자세 등 신경써야 할 것이 많았던 경보보다 열심히 뛰는 것이 김 양에게 더욱 잘 맞았던 것이다. 덕분에 지난 동계훈련 이후 김 양의 실력도 급상승했다. 중장거리 데뷔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번 역전경주대회에서 코스 신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아직 출전하지 않았지만 김양상 씨 역시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현재 후보 선수로 등록된 그는 서산사랑마라톤 소속으로 꾸준히 러닝을 하며 컨디션을 유지했다. 올해 목표는 마라톤에서 서브-3(3시간 이내 마라톤 완주)에 도달하는 것이다.

김 씨는 "초희가 페이스를 잃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피니시 라인에 잘 들어왔다"며 "첫 출전에 신기록을 세워 기쁘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물론 지금 수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고된 훈련 과정이 만만치 않았던 탓이다. 김 양이 육상을 그만 하고싶다고 수 차례 말했던 만큼, 김 씨 역시 딸이 그만 두도록 해야 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동계 훈련이 끝나자 김 양이 먼저 아버지에게 `체육고에 가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동계훈련을 끝마치고도 아이가 힘들어하면 육상을 그만두도록 하려고 했다. 많이 힘들어 했던 만큼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밝혔다.

김 양의 목표는 제천시청 소속 최경선 선수처럼 멋진 육상선수가 되는 것이다. 성별에 관계 없이 모든 경쟁자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강인한 모습을 닮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어른스러운 김 양이지만 `대회가 끝나고 휴대전화를 사달라`고 김 씨에게 말할 땐 영락없는 사춘기 소녀였다.

김 양은 "남자 선수들과도 대등한 모습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다. 최 선수처럼 큰 선수가 되고싶다"고 말했다. 김 씨 역시 "초희가 아프지 않고 최선을 다 하는 훌륭한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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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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