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성들의 아련한 추억이 서린 곳 중 하나는 신병교육대일 것이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군대라는 낯선 세계와 첫 대면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신병교육대는 갓 입대한 훈련병들을 교육하는 부대다. 신병교육대의 모체는 1951년 11월 1일 논산에서 창설돼 이듬해인 1952년 2월 1일부터 입소자 훈련을 실시한 육군 제2훈련소다.

우리에게 육군 제2훈련소는 연무대 또는 논산훈련소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 제2훈련소는 제주도의 제1훈련소가 1955년 해체되면서 육군의 유일한 신병 양성의 요람으로 자리매김 했다. 그러다 1960년 이후 각 사단에 신병교육대가 설치되면서 제2훈련소는 1979년부터 특기병 위주의 군사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각 사단에 신병교육대가 신설되면서 입영 풍속도도 바꿔 놓았다. 입영 풍속도가 바뀐 것은 국방부가 국방개혁의 하나로 추진한 군 재배치 계획에 따라 2014년부터 입영 장정이 신병교육대로 가기 전 3박 4일간 머물던 보충대를 해체하면서 부터다. 국방개혁의 골자는 보충대를 해체하고 각 사단 신병교육대로 직접 입소하도록 배치 과정을 바꾼 것이다. 국방부의 이 같은 국방개혁은 보충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사단 신병교육대로 입소하면 입영자들이 부대에 더 빨리 적응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의정부 306보충대는 2014년에, 춘천 102보충대는 2016년에 각각 해체됐다. 보충대가 해체되면서 가족과 친지들이 손을 흔들며 눈물로 환송하던 보충대의 아련한 추억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보충대의 눈물의 환송식 추억은 각 사단 신병교육대의 몫이 됐다. 지난 19일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을지부대 신병교육대에서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입소식을 보면서 변화를 실감했다. 신병교육대 간부와 기간병들이 입소자와 가족, 친지를 정중하게 맞이하는 모습에 안도감마저 들었다. 특히 부사단장의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고, 가족인 장정들이 건강하게 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돌보겠다"는 말은 불안한 부모들에게 큰 위안이 되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신병교육대가 최정예 강군 육성의 요람으로 거듭나는 첫 걸음은 다름아닌 국민의 신뢰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로 지방부 청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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