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문경모(37)씨는 2-3년 전부터 해외여행 계획을 세울 때 환전금액을 대폭 줄였다.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드시 현금거래를 해야 하는 경비를 제외하곤 모두 카드를 사용한다.

문씨는 "과거에는 여행경비 전부를 현금화해 떠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선 현금을 최대한 줄이고 카드로 대부분을 결제한다"며 "현금은 여행 중 분실의 위험을 신경써야 하고, 직접적인 현금거래를 하는 경우는 소액 거래가 대부분인 탓에 카드를 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민들이 외국에서 사용한 카드금액이 20조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카드 해외 사용금액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7년 중 거주자의 카드 해외사용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이 신용·체크·직불 등 카드로 해외에서 사용한 금액은 171억12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7%가 증가했다. 지난해 사용금액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인 1130.5원으로 환산해보면 19조3429억원에 이른다.

카드 종류별 사용금액은 전년 대비 신용카드가 124억6900만원(21.4%), 체크카드가 43억3800만원(19.5%) 사용된 것으로 조사된 반면, 직불카드는 3억500만원(-23.8%)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카드 해외 사용 실적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105억4600만원, 2014년 122억100만원, 2015년 132억6400만원, 2016년 143억원으로 5년 사이 62.2%가 상승했다.

한은은 지난해 징검다리 휴일이 있던 5월과 추석 황금연휴가 이어진 10월 등 장기연휴로 내국인 출국자수가 늘어나면서 해외에서 사용한 카드 장수와 사용금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수 추이는 5년 전인 2013년 1485만명에서 지난해 2650만명으로 78.4%가 늘었다.

한편 외국인이 지난해 국내에서 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85억2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0.4%가 줄었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후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한 여파로 풀이된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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