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약 4개월 남은 가운데 각 정당 정치인들의 지방선거 선택지가 명확히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체급을 불려 정치력을 키우는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들은 당선가능성을 고려해 현직을 유지하는 기조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민주당 소속으로 대전시장에 출사표를 던지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은 기초단체장에서 한단계 체급을 높였다. 허 전 청장과 지난 8년 간 지방행정 경험에서 나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체급 올리기에 나선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급격히 바뀐 정치구도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당선되고, 민주당 지지율이 장기간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지금이 체급을 올리기에 최적기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이상민 의원도 유성구라는 지역구에 국한되지 않고 대전시민 전체에게 선택을 받아 정치적 입지를 넓히기 위해 대전시장을 겨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야당에서는 한국당 정용기 의원이 대전시장 출마를 고심중인 것 외엔 정치적 외연을 확대하려는 후보를 찾기 어렵다. 이장우·이은권 의원은 출마의지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바른미래당에서는 한현택 동구청장이 대전시장 후보로 분류되기도 했으나 최근 구청장 3선 도전의지를 밝혔고, 한국당 박수범 대덕구청장도 재선을 위한 모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의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서는 구청장으로 체급을 올리려는 후보는 넘쳐난다. 동구에서는 민주당 황인호·윤기식 대전시의원이 구청장 자리를 노리고 있고, 중구에서는 민주당 복당 신청을 한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이 고심중이다. 대덕구는 박병철·박정현 의원이 출마의지를 확고히 한 상태고, 서구에서도 대전시의회 첫 여성 의장을 지낸 김인식 의원과 김종천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허태정 전 청장의 대전시장 출마로 무주공산인 유성구는 한층 치열한데 송대윤·조원휘·김동섭 의원이 구청장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야당에서는 바른미래당 안필응 시의원만이 동구청장 자리에 욕심을 내고 있다. 제1 야당인 한국당에서는 구청장을 노리는 시의원이 전무한 상태로, 권영진 유성구의원만이 유성구청장에 도전의사를 밝혔다.

한국당 소속 한 시의원은 "현재 구청장 출마를 준비중인 한국당 대전시의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래도 현 정치상황이 야당에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금 정치 상황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이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체급을 높이는 모험을 할 야당 정치인이 몇이나 있겠냐"고 말했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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