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스노보드 선수 아버지 인터뷰

"아들아, 평창을 네가 누비던 정선 배추밭 처럼 생각하렴."

한국 설상의 마지막 희망 이상호(23·정선 출신)가 22일 출격한다. 그는 한국 설상종목 첫 메달이라는 새역사를 쓸 기대주다.

세계랭킹은 10위로 지난해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관왕, 터키 스노보드 월드컵 준우승, 스페인 스노보드·프리스타일 세계선수권대회 5위를 차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에서 올림픽을 맞았다.

메달권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올수록 이상호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이상호의 아버지 이차원(52)씨는 "지난 18일 아들과 통화했는데 (부담을 줄까봐) 밥은 잘 먹는 지 등 일상적인 대화만 했다"면서 "지난주까지 경기에 대한 얘기도 했는데 자신이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선군청 공무원인 이씨는 2001년 고한읍사무소로 발령 받았다. 국내 최고 스노보더가 탄생한 계기였다. 고한읍 소두문동 배추밭의 눈썰매장에서 썰매를 즐기던 아들을 눈여겨 본 아버지는 스노보드를 권유했다.

아버지는 고향이나 다름없는`평창`이 주는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홈에서 많은 국민들의 응원을 받은 경험이 없다보니 너무 들떠 힘이 들어가거나 부담을 받아선 안된다"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스스로 이겨내고 올림픽과 국민의 성원을 즐겨야 한다"고 말했다. 덤덤한 아버지의 말에서 아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느껴졌다.

이차원씨는 22일 예선에 아내, 둘째 아들을 비롯해 일가 친척과 동반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한신협공동취재단=강은선·최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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