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가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2016년 9월 취임한 뒤 약 1년 5개월 동안 이 대표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이 끊이질 않았다. 이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재단 직원의 부당해고 논란이 일었고 전 문화재단 대표와의 문제로 물의를 빚은 인사를 승진시키는 등 잡음이 잇따랐다. 인사권을 전횡하거나 국제대회 부정심사 등으로 재단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오명을 남겼다. 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문화사업과 지역 문화예술인과의 소통을 두고도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지역문화예술단체들은 한목소리로 이 대표의 책임을 물었다. 이에 이 대표는 "송구하다"며 "제 행보가 문화재단의 위상을 악화시켰고, 저의 사퇴로 잠재된 갈등이 조금이나마 없어졌으면 한다"며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다.

전임 대표이사 역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사퇴한데 이어 이 대표마저 임기의 반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면서 대전시민과 지역문화예술계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단체 관계자는 "연이은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중도탈락은 문화예술계에서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안타까운 마음이고, 이번 사태의 기저에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두 실장 등 재단 주요 관계자들의 자정능력과 제어 장치가 없었던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문화재단이 앞으로 대전지역 문화발전을 위한 역할을 문화재단이 계속 해나갔으면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사퇴가 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문화재단의 진정한 변화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문화재단의 정상화를 위해 남은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무게가 꽤나 무겁다. 문화재단 대표이사 자리 뿐만 아니라 대전시장 역시 공석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사퇴와 함께 문화재단의 두 실장과 문화재단의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대전시에 문화계의 시선이 향하는 이유다.

또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전시의 문화예술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대전문화재단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환골탈태 하기를 바란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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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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