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의 감동만큼 멋진 개회식으로 평창 올림픽이 시작됐다. 아마 전 세계인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 한국의 발전을 느꼈을 것이고 다음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과 중국도 많은 긴장감을 갖게 될 것 같다. 철저한 준비를 해주신 모든 분들과 무서운 추위에도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애써주시는 많은 자원봉사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직접 가보지는 못하지만 진정한 승부를 보여주는 우리 선수들과 해외 선수들을 응원할 것이다. 지금까지 경기를 보며 참가한 선수들의 얼굴 모습에서 올림픽을 진정 즐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속에 우리 선수들도 과거와 달리 메달과 멀어져도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하는 멋진 모습을 본다. 과거에는 어떠했는가. 어려운 은메달, 또는 동메달을 따도 시상대에서 기뻐서가 아니라 슬픔의 눈물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스키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종목에서도 우리 여자선수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웃는 모습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방송과 언론은 아직 과거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30위권의 선수인데 자국에서 개최되는 잇점이 있다고 메달이 기대된다는 허무맹랑한 기사, 남북단일 아이스하키팀 선수들이 몸을 날리고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는 경기인데도 세계강호를 첫 승의 제물로 삼을 수 있다는 보도를 보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승패에 집착하고 히딩크의 기적만을 다시 고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늘 우리 사회는 경쟁중심의 사회이고 어려서부터 순위와 등급이 매겨져 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웠고 자원이 없다 보니 한편으로는 이러한 면이 지금의 발전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지만 과거의 상대적 순위경쟁시대에서 이제는 개인의 능력 평가로 바뀌어야 하고 사회적 정서가 변화돼야 할 듯 하다. 오늘 글의 제목인 숨마쿰라우데는 최우등 상위 5%을 의미하는 라틴어이다. 그 아래가 마그나쿰 라우데, 그리고 쿰 라우데(상위 25% 혹은 30%)로 분류한다. 일등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상대평가가 아리나 유럽 대학의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이고 위처럼 부정적인 면보다는 긍정적인 스펙트럼 위에서 평가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남보다` 잘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보다` 각 개인이 발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방식이다. 우리 사회는 교육, 경제, 그리고 스포츠까지 과정보다는 결과를 너무 중시하고 상대평가로 철저한 비교를 통해 점수를 매기고 대학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이와 똑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니 오로지 타인과의 경쟁에만 집중하게 되어 남을 비방하고 남의 좌절을 자신의 승리인 듯 착각하는 세상이 됐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까지도 매년 순위를 매겨 평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듯하다. 남에게 인정받고 칭찬받으며 세상의 기준에 자기 자신을 맞추려다 보니 너무 쉽게 좌절하기도 하고 재도전이라는 의지가 꺾이고 마는 젊은이들이 우리 주위에 너무 많은 것 같다.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세야말로 지금 현대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최민정의 금메달도 소중하지만 메달은 달지 못했어도 오히려 금메달 선수를 축하해주고 최선을 다한 경기라 만족해하며 끝까지 웃는 김아랑 선수도 진정한 숨마쿰라우데로 평가 받아야한다.

이번 주부터는 학교 졸업식 시즌이 되고 3월이면 입학식과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사회초년병들이 기대감과 두려움 속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이 부족한 점과 게을렀던 점은 떨쳐 버리고 새 학교, 새 직장에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길 바란다. 처음부터 숨마쿰라우데를 목표로 삼지 않더라도 좋다. 올림픽 성화점화식에서 봤던 것처럼 어려운 계단을 천천히 올라가 불을 밝히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그 유명한 링컨도 40대 후반까지 여러 선거에서 패한 후에도 " 나는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다만 천천히 앞으로 갈 뿐이다" 라는 말은 비록 지금은 실패했지만 다음은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이며 자신감이다. 우리 스스로 사회와 주위환경만 탓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고 소중하게 존중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남이 매기는 순위에 얽매이지 말고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는 `긍정에너지`를 갖는 자가 바로 이시대의 숨마쿰라우데이다. 양준영 대전베스트정형외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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