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설 명절과 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부여지역 곳곳에서는 한해의 소망과 희망을 담은 전통세시 풍속행사를 다채롭게 열어 마을의 무사태평을 기원하면서 주민 화합을 다지고 있다.

설 연휴기간인 지난 17일 저녁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 녹간마을에서는 기관단체장,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은행나무 행단제가 열렸다.

내산면 은행나무는 백제 성왕 16년(538년)에 사비로 도읍을 옮길 당시 좌평맹씨가 심었다고 전해져 수령이 약 1500여년으로 추정되며, 마을사람들이 영목(靈木)으로 추앙하고 있다. 이는 전염병이 많던 시절에 은행나무 덕분에 이 마을만큼은 화를 당하지 않았다고 믿는데서 시작됐고, 1982년에는 천연기념물 제320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오랜 세월 마을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은행나무를 위해 주암리 마을사람들은 정월 초이튿날 행단제를 올리고 화합을 다져왔다.

정성을 다해 마련한 제물을 올리고 제사를 끝내면 마을사람들 모두 모여 가장 먼저 제사에 올린 밥을 김에 싸서 돌려 먹는다. 이 밥을 먹어야 한 해 동안 재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차린 음식과 함께 나눈다.

이어 18일에는 규암면 규암리에서 자온당산제가, 외산면 만수리 마을입구에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만수2리 산신제 및 장승제가, 은산면 금공리 산신당에서 금공리 산신제가 치러졌다.

22일에는 외산면 장항리 당산골에서 장항리 `향토민속산신제`가, 3월 1일에는 홍산면 북촌1리 입구에서 `북촌리 장승제`, 외산면 문신2리 동화제와 은산면 거전리 동화제, 임천면 가림성에서 군사리 당산제와 동화제, 2일에는 부여읍 저석3리 산신당에서 `저석리 산신제`와 은산면 가곡리 동화제, 장벌리 동화제 및 탑제, 외산면 `아미산 산신제`, 내산면 `괴목정 노신제`가 각각 열린다.

한남수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한남수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