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오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되면서 롯데가 대전·충남 지역에서 추진 중이던 개발사업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업의 결정권을 행사하는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인해 신규로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롯데는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과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추진 등 지역 개발사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우선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에 불똥이 튈 지 주목된다.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을 추진 중인 대전도시공사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주실업과 오는 26일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도시공사는 지난달 11일부터 하주실업과 매주 협약내용을 점검하고 있다. 하주실업이 제시한 사업계획서에 입점 의향기업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시네마, 롯데하이마트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의 참여 여부가 사업 추진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도시공사는 최근 신 회장 법정구속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순탄하게 협상이 진행돼왔지만,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변수가 생겼다"라며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에 대한 의지는 강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큰 걱정은 안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컨소시엄의 참여확약에 대한 명확성이 담보되지 않을 경우 본협약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게 도시공사의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가 추진하는 태안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추진 여부도 관심이다. 도와 태안군, 롯데컨소시엄(롯데자산개발㈜·㈜호텔롯데)은 내달 중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사업`과 관련,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롯데 측이 만약 신규 사업을 중지한다면 이 사업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안면도 3지구 56만 3085㎡ 부지에 2107억 원을 투입해 콘도, 전망대 등을 중점적으로 건설하는 것으로, 내달 이 계약이 성사되면 토지 매매계약, 용역 및 착공시기 등 세부 내용을 정하게 된다. 사업기간은 사업 착수일로부터 5년이다.

현재 도는 롯데 측과 협약 기한인 내달 28일까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도 관계자는 "3지구 개발사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롯데 측과 협의 중"이라며 "3지구 개발이 선제적으로 추진되면 나머지 지구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지난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선고에서 뇌물공여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70억 원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호창·김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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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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