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전 파병 용사' 75세 허영남씨…배재대 전기 학위수여식서 공로상

오는 22일 `2017 배재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는 `월남전 파병 용사` 허영남(75) 씨가 대학 아펜젤러 선교사 흉상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배재대 제공
오는 22일 `2017 배재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는 `월남전 파병 용사` 허영남(75) 씨가 대학 아펜젤러 선교사 흉상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배재대 제공
"70세가 넘도록 받은 것 중에 화랑무공훈장과 대학 졸업장이 가장 뜻깊어요. 졸업에 연연하지 않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끊임없이 배울겁니다."

`월남전 파병 용사` 허영남(75) 씨가 오는 22일 열리는 `2017학년도 배재대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해 화제다.

허 씨는 70세가 되던 2013년 대전예지중·고를 졸업하고 배재대 복지신학과에 입학해 학사 과정을 모두 마쳤다. 만학도로서 3학년 때는 건강악화로 휴학까지 한 터라 대학 졸업장에 대한 의미가 남다르다.

허 씨는 입학 당시부터 하나라도 더 많은 지식을 쌓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매 강의마다 교수 바로 앞에 앉아 필기하고 질문하면서 젊은이 못지 않는 배움의 열기를 과시했다.

허 씨는 "중학교 졸업 학력으로 군에 입대해 1965년 월남전 참전 등 30여 년간 군복을 입고 있으면서 배움의 방향이 달라졌다"며 "화랑무공훈장을 받고 원사로 제대한 뒤 펜을 다시 잡고 싶어 대전예지중·고와 배재대의 문을 두드렸다"고 회상했다.

손자뻘 되는 동기들, 아들뻘 되는 교수들 사이에서 책을 파고 든 허 씨는 50여 년 만에 다시 책상에 앉았기에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학문을 익히자는 굳은 각오가 있었다.

여느 대학생처럼 시험이 다가오면 도서관에 앉아 공부를 이어갔고, 아침부터 새벽까지 공부한 덕분에 졸업 평균 평점 3.5점을 훌쩍 넘겨 학위수여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하게 됐다.

허 씨는 대학 졸업 후 배운 지식을 복지관에서 생활하는 또래들에게 베풀 계획이었다. 2학년 때 복지관에서 현장실습을 하면서 꿈을 키운 허 씨는 복지관에 머물고 있는 또래들의 말벗이 되고 한글도 가르치는 노후를 설계했다. 또 대전지방보훈청에서 국가유공자를 위해 마련한 예비 제대 군인 상담행사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되던 2015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휴학을 하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차츰 건강을 회복한 뒤 문해교육 등 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허 씨는 "배재대에서 보낸 4년은 배움의 가치를 깨우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사람 마음을 보듬는 복지와 인간 됨됨이를 배우는 신학이 융합된 학문을 배우고 중국역사 등 교양이 매우 유익했다"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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