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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광장]4차 산업혁명과 新특허분류

2018-02-13기사 편집 2018-02-13 08: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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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기망양(多岐亡羊)". 중국의 전국시대 사상가 양자가 달아난 양을 찾다가 여러 갈래 길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고사성어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있어 진리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던져진 이후 그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나아갈 길이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주요국들은 4차 산업혁명이 변화시킬 미래에 대비해 나름대로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산업정책 측면에서, 일본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해 노약자의 건강을 진단하는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는 등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있고, 독일은 정보통신기술을 제조업에 활용하는 스마트공장 구현 등 인더스트리 4.0 추진을 중심으로 자국의 강점인 제조업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특허심사 측면에서, 일본은 작년에 별도의 IoT 심사팀을 신설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심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중국도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ICT 기술보호를 위해 소프트웨어 발명 등을 특허 대상으로 추가해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컨트롤 타워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설립해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기본 정책방향'을 수립하는 등 종합적인 국가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IoT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돌보미 로봇 개발, 미세먼지 정밀 예보 등 신서비스를 육성해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필자는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의 질적 성장을 통해 돈되는 강한 특허를 선점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재산 정책방향'을 지난해 수립했다.

지식재산 분야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특허심사가 정확하게 수행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출원된 발명과 대비되는 선행기술문헌을 정확하게 검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행기술문헌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테크트리(Tech Tree)와 같이 모든 기술을 계층적으로 세분화한 특허분류체계가 활용되고 있다. 다만, 기존의 특허분류체계는 전통 산업 구조에 따라 만들어져, AI, IoT 등 초연결·초지능의 특징을 갖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을 분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문제점이 있었다.

특허청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AI, IoT, 3D 프린팅, 자율주행차, 지능형로봇,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7대 분야에 대해 新특허분류체계를 구축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新특허분류체계를 세계 최초로 완성한 것이다. 일례로, 인공지능 기술은 의료로봇, 자율주행차 등의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어 기존의 특허분류체계에 의하면 로봇, 자동차 특허분류에 배정돼, 원하는 특허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산업에 관계 없이 기계학습, 인지·판단 기술 등 인공지능의 핵심기술에 대한 테크트리인 新특허분류에 배정되도록 함으로써, 정확한 특허심사 뿐 아니라 산업·기술 육성에도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허청은 지난해 선진 5개국 특허청 회의에서 인공지능과 3D 프린팅에 대한 新특허분류체계를 제안했고, 나머지 5개 분야에 대해서도 전 세계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도록 국제표준화를 주도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7대 분야 출원에 대해서는 올해 5월부터 우선심사 대상이 되도록 해, 특허등록시까지 걸리는 시간을 1/3로 단축함으로써 신속한 특허 확보를 지원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심사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새로운 심사조직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며, 융·복합화 특징을 반영해 전문분야가 다른 심사관들이 상호 협의하는 3인 심사를 활성화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최근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의 한계로 주력산업의 활력이 저하되고 미래 신산업 창출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에 직면해있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혁신성장을 이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新특허분류체계 구축과 같은 선도자(First Mover)로서의 행정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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