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지지율이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는 점은 여당 후보들로선 반길 일이지만, 충청권은 정당과 함께 인물을 중시하는 경향이 짙고 역대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를 대전·충남 광역단체장에 앉히지 않은 표심도 곱씹어 봐야 한다.

대전은 권선택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중도 퇴진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광역단체인 만큼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후보들의 출마가 예상돼 다자구도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후보군은 허태정 유성구청장, 이상민 의원, 박영순 청와대 행정관, 정국교 전 의원 등이고 한국당은 육동일 충남대 교수, 박성효 전 시장, 정용기 의원 등, 바른정당에서는 남충희 전 시당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시장 불출마를 공식화 함에 따라 대전시장 선거는 요동치고 있다. 같은 당에서 허태정 전 청장이 출마선언을 하고, 이상민 의원이 시장을 염두에 둔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역 박범계 의원의 지지세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 틈에 대전시장과 국회의원 등을 지낸 한국당 박성효 전 시장이 대전 지역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세를 불려나가며 대전시청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앞으로 대전시장 선거전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경선·공천 과정, 민주당 현역의원 출마 제한 움직임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충남은 현역 프리미엄이 없다는 상황이 대전과 비슷하지만 한국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는 권선택 전 시장이 중도 하차한 반면, 안 지사는 민선 5·6기 도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더 큰 뜻을 위해 3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출마를 잇따라 공식화 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인제 전 의원과 이완구 전 총리가 물망에 오르내리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 국민의당 김용필 도의원만이 유일하게 야권 후보로는 출마선언을 한 상태다.

세종은 이춘희 시장에게 내부 도전자인 민주당 고준일 세종시의원이 경합하는 모양새로 흘러가고 있다. 야권 영입 1순위였던 이충재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불출마 선언으로 한국당 등 야권의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은 이시종 지사와 민주당 오제세 의원, 자유한국당은 박경국 전 안전행정부 차관과 신용한 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의 대결 구도가 형성돼 있다. 현역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이 지사가 3선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같은 당 오 의원이 `3선 불가론`을 내세우고, 한국당에서는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40-50대의 젊은 후보를 내세우면서 선거 판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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