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의원 그룹이 어제 성명을 통해 홍준표 대표 리더십 스타일에 대해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4선 이상 중진의원 7명은 성명서에서 "독선적이고 비화합적인 비호감 정치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며 "당 대표의 사당적 욕심 때문에 유일 보수 적통 정당이 이렇게 지리멸렬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이어 "시종일관 원맨쇼 하듯이 당을 이끌고 그에 대한 충정 어린 비판을 받아들이거나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 독선적 태도로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느냐"고도 했다.

한국당내 중진의원 그룹이 연명형식의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 8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홍 대표가 거부하자 날을 잡아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12명이 중진의원 그룹을 자임하며 행동통일을 기했다면 이번 성명 발표 때는 5명이 빠져버렸다. 성명서 내용과 비판 수위 등 면에서 일정한 부담을 느낀 의원들의 경우 뒤로 물러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김이 빠진 것 같은 인상을 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중진의원들이 홍 대표와 불화하고 때론 갈등하는 현실은 모양새가 사납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누가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한국당 당내 상황이 여기에 이르렀다면 대수롭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당 지도부와 10명 남짓한 중진의원 그룹간에도 화합과 소통은커녕 불편함이 쌓이는 마당에 정부·여당을 무슨 수로 견제할 것이며 아울러 반등 기미가 안 보이는 민심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홍 대표 체제의 한국당은 국회에서 여당과 제법 맞설 정도의 의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초라한 지지율, 오락가락 정책 행보, 당내 불협화음 등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이번에 중진의원들이 뿔이 난 것이고 홍 대표를 향해 1차 폭발한 셈이다. 홍 대표 측이 `자극`을 받았다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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