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내 중진의원 그룹이 연명형식의 성명을 발표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지난 8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를 홍 대표가 거부하자 날을 잡아 문제 제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시엔 12명이 중진의원 그룹을 자임하며 행동통일을 기했다면 이번 성명 발표 때는 5명이 빠져버렸다. 성명서 내용과 비판 수위 등 면에서 일정한 부담을 느낀 의원들의 경우 뒤로 물러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김이 빠진 것 같은 인상을 주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 중진의원들이 홍 대표와 불화하고 때론 갈등하는 현실은 모양새가 사납다 할 것이다. 무엇보다 누가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한국당 당내 상황이 여기에 이르렀다면 대수롭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당 지도부와 10명 남짓한 중진의원 그룹간에도 화합과 소통은커녕 불편함이 쌓이는 마당에 정부·여당을 무슨 수로 견제할 것이며 아울러 반등 기미가 안 보이는 민심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홍 대표 체제의 한국당은 국회에서 여당과 제법 맞설 정도의 의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초라한 지지율, 오락가락 정책 행보, 당내 불협화음 등은 부정하기 어려운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 이번에 중진의원들이 뿔이 난 것이고 홍 대표를 향해 1차 폭발한 셈이다. 홍 대표 측이 `자극`을 받았다면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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