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농가와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에서도 당진과 천안 닭 사육농가에서 검출된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돼 예방차원에서 150만 마리가 넘는 닭과 오리 등을 매몰 처리했다. 12일 현재 AI가 발생한 곳은 충남을 포함해 전남·북과 경기 등 서해와 접하고 있는 4개 도에 18곳이나 된다. 지금까지 야생조류나 배설물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된 사례는 모두 12건이지만 이중 절반이 충남에서 나왔다. 야생조류가 전염 매개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추가발생 우려가 높다고 하겠다. 특히 겨울철새가 많이 찾는 충남은 천안에서 2014년 이후 4년 연속 AI가 발생하는 등 지리적으로 취약한 편이다.

고병원성 AI는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에서 발병하는 전염병이다. 국내선 2003년 처음 발생했지만 근년 들어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AI 발생하면 닭과 오리 등 가금류를 살처분 해야 하는 등 경제적인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게 시급하다. 차단 노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지구촌 스포츠 제전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AI가 확산된다면 국가 이미지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

AI를 근본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로선 발생지역이나 우려지역을 대상으로 예방과 차단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게 최선이다. 충남도는 가금류 이동 통제초소를 확대하고 철새도래지 인근 취약농가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했다. 또한 AI 발생지역 통행차량에 대한 소독 등 방역작업도 철저히 하고 있다. 하지만 영하의 날씨와 설 명절로 인한 사람과 차량의 이동 증가는 또 다른 복병이 아닐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빈틈없는 방역체계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역은 공무원들만의 책무가 아니다. 축산농가와 주민들도 방역당국과 함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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