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택배기사인 김모(26)씨는 지난 해 12월부터 보름에 한 번씩 고객에게 택배 물품이 오지 않았다는 항의를 받았다. 담당하고 있는 대전 동구 지역의 택배 물품이 보름에 한 건씩 사라졌던 것이다. 그는 일부 도난 당한 물품을 변상까지 했다. 김 씨는 "문 앞에 놓았다는 문자까지 보낸 게 다 있는데도 못받았다고 하니 황당하기만 했다"며 "옆 동을 도는 동료도 택배 물품이 없어진다는 얘기해 물품이 절취된 걸 알았다"고 말했다.
택배를 이용해 선물을 주고 받는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물품 절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집 앞에 놓인 택배 물품을 수백 차례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A(45)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3시 25분쯤 대전 대덕구 한 공동주택에 몰래 들어가 현관 앞에 놓여있는 5만 원 상당의 마사지기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를 포함해 지난해 8월 초부터 최근까지 대덕구와 동구 일대에서 200차례에 걸쳐 1000만 원 상당의 택배를 훔친 혐의다.
A씨가 훔친 택배 물품은 가글 등 생활용품에서 청소기, 전기포트, 안마기, 유아용품, 설 명절 선물세트까지 다양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는 주로 현관 비밀번호가 걸려있지 않은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아파트의 경우 제일 높은 층으로 올라가 내려오면서 문 앞에 택배 상자가 있으면 내용물만 뜯어 훔쳐서 내려오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지난 해에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현재 무직이며 훔친 물품은 생활용품으로 사용해온 것으로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60여 개의 택배를 확인해 피해자들에게 되돌려주는 한편 추가 범죄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물품 관리가 소홀한 틈을 이용한 도난·분실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부재 중일 시에는 경비실에 맡기거나 택배보관함을 이용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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