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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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뉴욕. 한 남자가 있다. 이름은 루크 라인하트. 직업은 정신과 의사. 치어리더 출신 아내와 귀여운 두 아이. 부러움을 사는 인생이라 할 만 하지만 그는 의미없이 반복되는 일상속에 계속 권태로워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문득 앞으로 내 삶의 모든 결정은 주사위에게 맡기겠다고 결정한다. 이제 그는 매사에 선택지 여섯 개를 쓰고 주사위를 던진 뒤, 주사위 눈이 내려준 결정을 무조건 따른다. 오늘 밤 무슨 연극을 볼까하는 사소한 결정부터 주식 투자는 어떻게 할까 하는 세속적 선택, 결국에는 강간과 살인 같은 범죄까지…. 주사위는 루크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기 시작한다.

루크의 주사위는 일종의 종교가 돼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각지에 `주사위 센터`가 설립되고 수많은 사람이 `주사위족`으로 다시 태어난다. 성인 뿐만 아니라 여덟 살 아이에 이르기까지 `주사위교`는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세력을 넓혀나간다. 그리고 주사위족은 난교나 역할놀이 같은 무질서한 행동, 이른바 사회적 통념상 허락하지 못할 행위를 거침없이 저지른다.

이 책은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며, 선택의 결과가 축적된 것이 한 인간이라고 본다면, 이 소설은 극도로 반항적이고 전복적이다. 주인공 루크는 자신의 선택을 `운`에 맡기지만 본인의 의지로써 그것을 `운명`으로 만든다. 주사위 눈 개수에 맞춰 여섯가지 선택지를 쓰는 것은 자신이지만 최종 결정을 해주는 것은 주사위다. `자의`와 `타의`가 마구 뒤엉켜 있는 것이다.

우리는 매번 삶에서 선택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선택의 문제에서 언제부턴가 그 근간부터 자꾸 의심하고 되돌아보게 된다.

작가는 작중 루크의 입을 빌려 `옳고 그름`이라는 판단의 바탕에는 무엇무엇이 정상이라는 식의 잣대가 깔려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잣대가 자유롭고 창의적 인간을 말살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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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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