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읽기]

◇행진하라(존 루이스, 앤드류 아이딘, 네이트 포웰 지음·최명찬 옮김)= 이 책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을 보이콧한 이래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하고 있는 미국 하원의원이자 흑인 인권운동의 살아있는 전설로 칭송받고 있는 `존 루이스`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 작품이다. 존 루이스는 백인 우월주의를 기반으로 인종차별을 방관하거나 조장하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인종차별 정책을 타파하고 흑인의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쟁취하기 위해 평생을 온몸으로 저항하며 맞서 싸웠다. 흑인도 같은 미국인이고 같은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걸어온 그의 담대한 여정이 생동감 있는 스토리와 거친 듯 섬세한 그림으로 책에 담겨 있다. 프린웍스·552쪽

◇동화경제사(최우성 지음)=이 책은 15편의 동화를 통해 당대 사회현실을 들여다보고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경제의 흐름을 좇는다. 특히 돈과 욕망에 휘둘리는 인간의 모습을 동화에서 어떻게 풍자했는지 보여주며 자본주의의 민낯을 드러낸다. 어린 시절 동화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저자는 오히려 어른이 된 이후 동화의 오묘한 세계에 새롭게 눈떴다고 말한다. 근대 이후 세계 경제와 사회경제사에 관심을 두면서, 동화 형식을 빌려 당대 논쟁의 최전선에 뛰어든 사례가 적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다. 저자는 `오즈의 마법사`와 `행복한 왕자` 등 동화가 탄생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살펴보고 당대의 주요 사건을 곁들여 동화를 새롭게 읽어보며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를 찾아낸다. 인물과 사상사·288쪽

◇지구의 절반(에드워드 윌슨 지음·이한음 옮김)= 환경 문제가 인류에게 미치는 파급력은 국가와 대륙을 넘어선 지 오래다. 이를 해결하려는 인류의 대응책도 마찬가지로 전 지구적인 규모로 전개되어야 한다. 이 책은 세계적인 자연사 학자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의 전 지구적 처방이자 `인류세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책이다. 저자는 지구의 절반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서식지를 보전한다면 현생 종의 약 85퍼센트가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생명 세계의 청지기`라는 인류의 자기 이해가 뿌리내리지 않는 한 많은 생명들이 인류의 무자비한 파괴 앞에 스러져 갈 것이다. 구체성과 실효성, 당위성을 두루 갖춘 환경 대책을 고심해 온 이들에게 이 책의 제안은 심도 깊은 논의의 출발점으로 유효하다. 사이언스 북스·344쪽

◇숨(모자 지음)=이 책은 늘 곁에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우표를 사는 할아버지, 오피스텔 경비원, 폐지 줍는 할머니 등 평범해서 주목 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이야기 속으로 데려온다. 그들의 삶은 소설인지 현실인지 착각할 만큼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로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는 그들을 덤덤하게 묘사해나간다. 여러 번 덧칠한 수채화처럼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에서 저자의 진정성이 엿보인다. 읽는 내내 현실인 듯 아닌 듯 착각하게 하는 점이 소설 같은 에세이라고 느끼게 할 것이다. 첫눈 출판사·240쪽

◇간서(김영수 편저)=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비본 간서`는 세계 최초의 간첩 전문서 `간서`를 번역한 책이다. 간서는 청나라 말기인 19세기 중엽 때 사람 주봉갑이 중국 상고시대 하나라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4000년에 걸친 간첩 활동과 관련한 사료를 모아 고대 간첩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술한 책이다. 저자의 해설과 함께 현대의 경영이나 사회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유사한 일부 사례들을 해당 항목에 맞추어 소개함으로써 현대의 국가 간 전쟁, 기업 간 경쟁, 개인의 사회생활에 적용할 만한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여기에 편저자의 해설과 함께 현대의 경영이나 사회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유사한 일부 사례들을 해당 항목에 맞추어 소개함으로써 종합적인 간첩 전문서로 꾸몄다. 위즈덤하우스·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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