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나들이]

골든슬럼버
골든슬럼버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2018년의 서울 한복판으로 무대를 옮겨 재탄생한 영화 `골든슬럼버`는 영화적 상상력과 현실적 공감대, 생생한 볼거리가 더해진 새로운 영화다.

광화문에서 벌어진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평범한 택배기사 `건우`의 도주극을 그렸다. 비틀즈의 명곡 `골든슬럼버`의 감성적 선율과 긴박한 암살 사건, 상반된 두 이미지의 충돌로 도입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골든슬럼버`는 거대한 권력에 의해 평범한 개인의 삶이 조작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을 바탕으로, 쫓고 쫓기는 도주극 속 친구와 우정의 드라마를 더해 장르적 구분을 넘나드는 새로운 재미를 창조해낸다. 한 사람을 둘러싼 이미지가 완벽히 가짜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정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기술 발달로 불가능의 영역이 점점 사라지는 2018년 현시대에 진실이 어떻게 왜곡되고 변형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 상상력을 자극하며 흥미를 자아낸다. 그리고 영문도 모른 채 쫓기게 된 `건우`와 그를 쫓는 추격의 과정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이고, 살아 남기 위해선 도망쳐야 하지만 그럴수록 친구들은 더 위험해지는 아이러니는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점차 배가시킨다. 무력하게 쫓길 뿐이었던 `건우`가 자기 자신을, 그리고 친구들을 위해 서서히 용기를 내는 모습은 평범한 소시민의 반격으로 카타르시스를 전한다. 모두가 `건우`에게 등을 돌릴 때 끝까지 그를 믿어주는 인물들과의 관계는 타인에 대한 신뢰가 옅어져가는 각박한 시대에 우리가 잊고 살아온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긴 여운을 남긴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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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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