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대전시 중앙시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설 명절을 대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제원 기자
7일 대전시 중앙시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설 명절을 대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제원 기자
"날이 추우니까 매출도 확 줄었어요. 올해 설은 날씨도 경기도 모두 꽁꽁 얼어붙은 것 같아요 "

7일 오전 11시 대전 동구 중앙시장.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을 사려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이전 설 대목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로 시장은 활기를 띄는 듯 했으나 상인들은 이내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장에서 잔치국수가게를 운영하는 양양순(63) 사장은 "경기 불황에 장사가 예전 같지 않은데 올해는 유난히 추워 손님들 발걸음이 뚝 끊겼다"며 "인건비도 올라 하루하루 장사를 하는 게 적자일 정도이다. 설 대목이 무색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상인들은 추운 날씨만큼이나 도매가격도 계속 올라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앙시장에서 50년간 야채장사를 했다는 김모(60)씨는 얼음이 덮인 무를 전기 난로 옆에 쌓으며 연신 야채를 녹이고 있었다. 김씨는 "하나에 1000원 하던 무가 지금은 2000원으로 올랐다"며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 현지에서 작업을 하지 못해 무를 실은 배가 올라오지 못한다고 들었다"고 하소연 했다. 이어 "한단에 3000원 하는 파도 지금은 8000원으로 올랐는데 내일 모래면 돈 만 원으로 오를 것 같다"며 "가격이 오르니까 단골 손님들도 깜짝 놀란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난 8월 중앙시장 화재로 점포를 잃은 상인들도 대체 상가에서 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생선과 육류, 과일 등 1차 식품가게가 많이 모여있던 화재현장에는 새 상가를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다.

임시 가판대에서 전을 파는 민순자(48)씨는 "설이 끝나야 새 상가가 완공된다고 들었다"며 "야채 값이 비싸서 재료비가 올라 걱정이지만 그래도 주말에는 날씨가 풀린다고 해서 마지막 대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 장을 보러 온 소비자들도 체감경기가 얼어붙었다고 하소연했다. 설날 식재료를 사러 나왔다는 김정화(43)씨는 "정부에서 명절만 되면 물가안정 노력을 한다지만 막상 시장에 나오면 체감하기가 힘들다"며 "야채와 생선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설날 장 보기가 무서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식자재 거리는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사정이 나은 편이다. 골목을 돌아 한복거리에 들어서니 명절 대목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 곳에서 55년 장사를 했다는 박모(70)씨는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설 명절에 한복을 사냐"며 "이 거리에도 한번씩 한복을 대여하러 오는 사람만 오갈 뿐이지 가게를 열어도 하루에 한두건 물건 팔기도 힘들다"고 넋두리를 했다. 주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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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대전시 중앙시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설 명절을 대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제원 기자
7일 대전시 중앙시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가오는 설 명절을 대비해 장을 보러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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