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격. 한국소비자원이 만든 가격정보종합포털의 명칭이다. 소비자에게 유통판매점마다 상품들의 값을 제공해 가격비교는 물론 현명한 소비를 유도하는 취지에서 운영되고 있다. 참가격은 올해 들어 조사대상 판매점을 373곳에서 1378곳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소비자는 가격비교 폭이 넓어져 같은 물건을 싼 값에 살 기회가 생겼고, 유통판매점들은 자연스러운 가격경쟁 구도가 이뤄져 합리적인 판매가격이 형성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 과정에서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SSM) 판매점은 비약적으로 늘어난 반면 전통시장 조사는 제자리걸음에 그쳐 유통구조별 가격경쟁에 문제가 발생했다. 1310 VS 35. 대형마트와 SSM 숫자와 전통시장의 숫자다. 규모의 경제에서 1310곳과 35곳이 경쟁을 벌인다면 35곳이 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 관계자는 가격조사 판매점 안배에 있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다면 비교에 오류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과학기술정보센터에 공개된 `농식품 소비자 패널 조사 및 소비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는 이를 입증할 자료들이 상당부분 존재했다. 국가R&D과제로 수행된 이 자료는 농촌진흥청이 서울대, 한양대 연구진과 함께 2년에 걸쳐 대형마트, 백화점, 전통시장, 소형슈퍼, 아파트임시장, 인터넷 등 소비자가 어떤 구입처에서 어떤 물건을 사는지 1000가구를 추출해 만든 `빅데이터`다. 자료에는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비율이 20%에 달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방대한 자료를 담은 농식품 소비자 패널 조사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조사에 조사판매점 비율 조정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조사방식에 오류를 잡기 위한 근거로 쓰이는 것이다. 결국 참가격이 단 2.5%에 불과한 전통시장 35곳을 20%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선 275곳 이상 증가시켜야 한다는 답이 나왔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소비자원이 최근 들어 참가격 개편에 나서 전통시장 조사 비율을 중장기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兵家)의 상사(常事)라는 말이 있다. 실수는 늘 있을 수 있지만 이를 파악하고 고쳐나가려고 하는 움직임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공공기관인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전통시장 상인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참가격을 운영해주길 바란다. 취재2부 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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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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