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팔도유람]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 인제 빙어축제
◇호수의 요정=빙어는 호수의 요정으로 불린다. 반짝이는 은빛에 커다란 눈과 날렵하고 투명한 몸을 가지고 있다. 냉수성 어종이라 겨울이 되면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다. 그래 봤자 성인 손가락과 비슷한 크기의 15㎝ 내외로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옅은 오이 향의 살 맛과 사각하는 식감이 일품이다. 특히 북한강 줄기에 있는 소양호 등지의 빙어가 제일이다. 주 활동시기인 겨울철에 가장 맛이 좋다.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며 육질이 연하고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는다. 빙어 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손쉽게 잡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호수의 얼음을 깨고 견지대나 소형낚시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맛보다는 짜릿한 손맛이 더 좋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빙어는 야행성이라 오전 10시 이전, 오후 4시 이후에 잘 잡힌다. 빙어낚시에는 견지낚싯대가 필요하다. 낚싯줄에 조그만 바늘이 댓 개 달렸고 그 아래에는 봉돌을 묶고, 위에는 찌를 끼워 단다. 미끼는 미끼용으로 양식을 한 것이라 깨끗한 구더기를 이용한다. 직경 30㎝ 내외의 얼음에 구멍을 내고 낚시를 담가두고 기다리면 된다. 횟감과 튀김 감, 매운탕 감까지 잡을 수 있다.
◇맛있는 축제=빙어는 잡은 자리에서 초고추장을 이용해 먹어야 제맛이다.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직접 잡은 빙어를 빙어요리 마차에서 즉석에서 튀겨 먹는 것도 별미다. 또 새콤 달콤 야채와 과일을 곁들인 빙어 회 무침이 거부감을 없애 손쉽게 즐기기에 좋다. 빙어에 각각의 다른 색 튀김옷을 입힌 후 친숙한 맛살과 향긋한 쪽파를 함께 튀긴 빙어 오색 꼬지도 별미로 꼽힌다. 바삭함과 쫄깃함, 양념으로 맛을 낸 빙어도리뱅뱅도 생선을 꺼리는 아이들까지 즐길 수 있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인제지역에서 자라는 산채를 넣어 풍부한 식이섬유와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빙어보양탕이 있다. 춥고 움츠린 겨울철 입맛과 활력을 찾을 수 있다. 올해 축제장에는 2018 인제 빙어요리 시식평가회를 통해 엄선된 음식점 24곳이 입점해 색다른 먹거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눈과 얼음에서 즐기는 겨울 놀이 천국=광활한 얼음 벌판 위에서 즐기는 빙어낚시와 함께 대자연과 함께하는 놀이터도 마련됐다. 얼음 썰매, 얼음 봅슬레이, 아이스 범퍼카 등 체험행사가 열린다. 또 눈과 얼음의 은빛 나라, 대형 눈 조각 작품, 얼음성곽, 얼음 미로 등 눈과 얼음으로 연출하는 색다른 풍경에 많은 인파가 찾아 겨울 추억을 만들고 있다. 25m 스피드 경기와 4인 가족의 100m 릴레이 이벤트 경기인 얼음 썰매대회도 매일 한 차례 운영된다. 또 관광객들이 편을 나워 집단 눈싸움을 진행하는 눈싸움 대회도 이색적인 즐길거리로 꼽히고 있다. 야간에는 대형 눈 조각 전시장을 중심으로 환상적인 조명이 설치돼 화려한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사랑 고백 이벤트가 마련돼 깜짝 프로포즈를 준비하는 연인 및 가족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첫번째 사랑고백 이벤트에서는 한 남편이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고 혼인신고만 한 채 7년을 살아온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해 관광객들에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인제 키즈파크에서 진행된 어린이 직업체험 부스는 첫 주말에만 1,200여명의 어린이들이 찾아 부스 내에 마련된 CSI 과학수사대, 승무원 교육관, 신생아실 등 이색 직업체험을 위한 예약 행렬이 줄을 잇기도 했다.
◇원조에서 대표 겨울 축제로=빙어축제는 우수한 자연환경과 경관, 그리고 깨끗한 청정지역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담수어종인 `빙어`를 축제테마로 설정해 1998년 시작됐다. 2000년 강원도 지역축제 중 가장 성공한 축제, 2003년 문화관광부의 문화관광 예비축제와 행정자치부 최우수축제에 선정됐다. 또 2008~2009년 문화관광 유망축제, 2012년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의 한국 여행 시 꼭 가봐야 할 곳 아름다운 50곳, 2013년 외지인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강원도 대표축제 1위 등 국내 겨울축제 원조로서의 위상과 명성을 지속하고 있다. 빙어축제는 지역브랜드 가치 상승과 이미지 제고, 경제적 파급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극심한 겨울가뭄과 이상 고온에 의한 기상 이변 등 관광객의 축제 참여율이 점차 둔화되는 등 위기론을 겪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여러 우려에도 올해는 연일 계속된 강추위로 인해 높이 12m,길이 220m의 수중보 설치로 조성된 인공호수인 빙어호가 꽁꽁 얼어붙었다. 얼음 두께가 안전 기준을 훌쩍 넘는 30㎝ 이상 유지돼 그동안 제기되던 기상 이변에 대한 우려도 꽁꽁 묶어놨다. 축제 주관사인 인제군문화재단은 소양호에서 잡은 빙어 10여톤을 빙어호에 방류하고 일찌감치 관광객 맞이를 완료했다. 축제가 개막한 지난 주말에만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며 옛 명성을 재확인했다. 문화재단은 향후 자연의존형 축제의 한계 극복과 지역자원을 핵심적 토대로 하는 새로운 겨울축제 테마를 통해 지역정체성을 확보하고 지역경제를 추동하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신협 강원일보=김천열기자 사진=강원일보·인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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