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사는 우리 충청인의 뿌리는 백제입니다. 고향의 사랑은 애국이며, 이는 곧 동포사회의 발전입니다." 지난 13일 저녁 도쿄 한복판 신주쿠 게이오 플라자에서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된 사단법인 재일충청협회 창립총회 및 신년회 실행위원장을 맡은 이옥순 (61·충남 논산)실행위원장의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충청출신 동포 및 민단중앙, 동경민단, 부인회, 한인회, 상공회, 귀금속협회 등 동포사회의 리더들이 총출동했다. 그리고 충청향우회(중앙)에서 이선우 공동대표, 오세인 부회장이 참석하여 축하해 줬다.

유기환 회장(80·충북 옥천)은 "앞으로 고향 충청도와 한국어를 잊고 사는 동포 2-3세와 일본에 새로 와서 정착하는 한인들을 모두 포용하는 단체로 거듭나 고향의 발전에 기여하며 여생을 받치겠다"고 울먹였다.

그간에도 충청도민회는 타 도와는 달리 충남, 충북, 세종, 대전을 하나의 통합도민회로 조직하여 모범적으로 활동해 왔다. 그리고 작년에는 여러 도민회 가운데 처음으로 사단법인체로 등록했다.

일본에는 51만 여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 그중 충청인은 4% 채 안 되는 1만 3000여 명이다.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보다 숫자는 적지만 애향심과 활동이 대단하다. 아마 타고난 충절의 DNA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10여 년 전 동경에 3년간 살면서 겪어봤기 때문에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이들은 충청권에서 매년 열리는 백제문화제, 인삼축제, 젓갈축제, 대추축제 등 행사를 일본에 알리며 또 직접 참석해 오고 있다. 아울러 만사를 제치고 일본에 오는 자치단체 인사들을 안내하며 고향과 일본 간의 교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필자는 동경 임지에서 돌아 온 후에도 이들과 기관방문이나 행사에 같이 참석하며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도 국제과학 비지니스벨트 내 둔곡 외국인투자지역 안내 자료를 지참하여 전했다. 앞으로도 나의 두 어깨에는 `재일충청협회 고향사무소장`이라는 짐이 지어져 있다는 생각으로 도와 나갈 것이다.

서태원 부회장(66·대전)과 정동규 부회장(57·충남 홍성)은 "앞으로 4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여 일본 내 홍보, 마케팅 그리고 다양한 교류에 다리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사업 경험을 살려 인삼, 딸기, 사과 등 특산물 판매나 IT인재 등 고향 청년들의 취업에도 힘을 기울여보겠다"고 말했다.

동포들은 일본을 잘 알고 있다. 4차 산업에 필요한 기술이든 지역 축제, 관광에 관한 홍보든 지역 특산물 판매든 그리고 NGO 등 시민단체간의 교류든 이들과 만나고 상의하면 상생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다. 2018 황금개띠를 맞아 일본에 살고 있는 충청인들이 뭉쳐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 일을 큰 박수로 축하하자. 현해탄 건너에 살고 있지만 백제의 후손임을 잊지 않으며, 고향을 그리워하고 또 친목과 발전을 위하여 애쓰고 있다. 더 가까워지도록 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며 교류하는 한 해를 만들자. 김현중 건양대학교 국제협력주임교수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