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도담초 3학년 박하음양

하은양이 소아암 환아들에 2년간 기른 모발을 기부하고 받은 모발기부증서 사진=박하음 양 가족 제공
하은양이 소아암 환아들에 2년간 기른 모발을 기부하고 받은 모발기부증서 사진=박하음 양 가족 제공
"머리가 길어서 불편하다는 생각보다는 좋을 일에 쓰일 것이라고 생각하니 뿌듯해요."

세종시 한 초등학생이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2년 동안 정성껏 기른 머리카락을 잘라 기부했다.

그 주인공은 세종 도담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박하음(9)양.

하음양이 처음 모발기부를 생각한 것은 2년 전. 한 방송에 머리카락 없이 생활하는 소아암 환아들을 보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한 연예인의 모발기부 소식을 접했다. 그 때부터 병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을 위해 반드시 모발기부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머리를 땋고 다녔다.

모발기부를 위해서는 머리카락이 25㎝ 이상 자랄 때까지 파마나 염색도 할 수 없어 때론 염색이나 파마로 멋을 내는 친구들이 부러웠지만 아픈 친구들을 위해 꾹 참았다.

특유의 우직한 성격으로 선생님과 주변 친구들에게 아무런 내색 없이 꿋꿋이 머리를 길러냈다.

담임선생님도 방학을 마치고 방학숙제를 검사하던 중 박 양이 일기장에 모발기부 이야기를 쓴 것을 보고 알게됐다.

박 양은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1학기 반장도 도맡아 한 모범생이다.

담임선생님은 박양이 공부를 어려워 하거나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 친구들을 챙기고 뭐든 곧 잘하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박양의 담임선생님 금지헌(39)씨는 "하음이가 지금처럼 예쁜 마음 가지고 성장해주면 더 바랄 게 없다"며 "내일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하음이의 미담을 소개하며 나보다 어렵거나 아픈 친구들을 위해서 작은 일부터 실천하자는 가르침을 전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담임선생님을 맡기 전 1학년 때부터 머리를 길러왔다는 것인데 마냥 기특할 따름"이라며 "박 양의 따뜻한 선행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양이 기부한 모발은 (사)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를 통해 백혈병·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가발제작에 쓰일 예정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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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도담초등학교 학년 박하음양이 소아암 환아들에 기부할 모발을 자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하음 양 가족 제공
세종 도담초등학교 학년 박하음양이 소아암 환아들에 기부할 모발을 자른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하음 양 가족 제공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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