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의 한계가 분명했던 국제 테니스 무대에서도 때 아닌 한국인 열풍이 불고 있다. 호주 오픈에서 세계 최정상 선수들을 연달이 무릎 꿇게 하고 4강에 오른 정현 선수 때문이다. 국제 테니스 무대에서 한국은 보이지도 않는 변방 취급을 받았지만 정현선수의 활약으로 세계인들에게 더 이상 한국이 변방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켜 줬다.
한국 정치사에서 충청권 역시 변방이었다.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을 뿐 한번도 한국 정치사의 주축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 대선에서 충청대망론을 통해 희망을 봤을 뿐 한국 정치사에서 충청은 영호남 패권에 가려진 변방 그 자체였다.
30년만의 개헌 논의에서도 충청권의 목소리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지방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의 상징성을 갖고 있는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는 개헌 논의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많은 정치인들이 세종시의 완성이 행정수도라는 점은 공감하고 있지만 행정수도 명문화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행정수도를 명문화해야만 더 이상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판결의 이유로 들었던 `관습헌법상 수도는 서울`이라는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 행정수도 명문화를 추진해야 한다. 여당 일부에서 명문화 대신 법률안으로 위임하자는 주장은 법률안 논의과정에서 또다시 논란이 될 소지가 있어 최선이 될 수 없다. 그동안 중앙 정치무대에서 변방이었던 충청이 행정수도 명문화를 실현시켜 중심에 서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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