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헤리엇이 사랑한 고양이

이 책의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감동적이고 훈훈해서, 읽고 나면 좀처럼 잊기 어렵다. 저자의 펜에서 나온 말들이 모두 그렇듯이, 모든 이야기에는 부드러운 재치와 인간적인 온정이 마술처럼 섞여 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 제임스 헤리엇의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또는 양쪽 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독자들은 저자의 놀라운 이야기와 생명에 대한 깊은 사랑, 뛰어난 스토리텔링에 전율해왔다. 수십 년 동안 헤리엇은 아름답고 외딴 요크셔 지방의 골짜기를 돌아다니며, 가장 작은 동물부터 가장 큰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환자를 치료하고, 애정이 담긴 예리한 눈으로 관찰했다.

작가의 연작은 삶과 체험을 담고 있다.

수의대 졸업 후 대러비로 이주해 수의사로 일하면서 만난 사람과 동물들, 꽃다운 처녀와의 연애와 결혼/한밤중에도 호출을 받고 소나 말의 출산을 도우러 나가야 하는 수의사의 고락과 시골 생활의 애환, 그리고 달콤한 신혼/제2차 세계대전으로 공군 입대·훈련, 대러비와 아내를 그리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군 제대 후 대러비로 돌아와 자식을 낳고 지역 명사가 되는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은 4부작 시리즈에 실린 이야기들 가운데 고양이에 관한 글들만 따로 엮어서 저자는 이 책을 펴냈다. 이 책은 헤리엇 생전에 출판된 마지막 책이다. 특히 `머리말`은 편지 종류를 제외하면 문자 그대로 그의 마지막 글인 셈이다.

이 책에는 뛰어난 이야기꾼과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이 만나면서 얽히고설킨 10편의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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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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