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성일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어성일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대비 15.8% 증가한 5737억 달러를 기록했다. 앞선 2년 동안 지속된 마이너스 수출성장율을 단번에 플러스로 전환시키고 그것도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수출국과 비교해도 최대 증가율을 보인 예기치 않은 놀라운 성과였다.

중소기업의 수출 또한 호조를 보여 지난해 1-11월 누계기준 중소기업(중견기업 포함) 수출비중은 전년동기대비 1.7% 증가한 39.4%를 기록했다.

수치상으로는 중소기업 수출이 나름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지만 현장의 많은 중소기업의 수출이 오히려 전년도에 비해 줄어들었다.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화학 등 연관 기업의 수출은 증가했지만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 가전, 섬유류 등 품목은 감소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전망은 전년도 강한 반등세에 이어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나쁘지 않겠지만 수출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반도체 등 지금 호조를 보이는 품목도 올해 이후의 전망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더 어려운 시기가 오기 전에 중소기업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과 제도 뒷받침을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

중소기업 수출확대를 위한 단기 방안으로는 우선 수출마케팅 강화를 통해 신규 거래선 발굴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해외판로 개척 보다는 제품 개발이나 생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해외마케팅에 자금지원이 대폭 확대되야 한다.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마케팅 여력이 없어 수출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다른 하나는 시장다변화를 들 수 있다. 특정시장에만 수출하는 것을 여타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미 지난해 사드문제로 중국 대체시장 개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아세안, 인도, CIS 등으로의 수출증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온 바 있다.

중장기적 방안으로는 생산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 제조업은 중국의 부상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독일의 경우 19세기말 전기, 화학, 의약 등 제반산업에서 영국을 따라 잡고 국가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됐는데 이러한 동력이 아이러니하게 독일 민권정치가 영국보다 발달하지 못한 정치적 후진성 때문이었다고 한다. 독일 사례로 보아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는 건 시간 문제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이 스스로 설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시장에서 독일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독일 중소기업이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데에는 독일 정부의 많은 노력이 있었다.

강자만의 생존을 위한 체제는 경제를 왜곡시키고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독일정부는 게임의 룰을 공정하게 만들어야 성장의 파이도 커지고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시장 경쟁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반시장적 행위를 철저히 규제해 중소기업도 불리하지 않은 시장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을 높여야 하며 세계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 지금 보다 근본적인 중소기업 수출 증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어성일 대전충남KOTRA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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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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