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성
최의성
"우리 과는 임야의 나무만 관리합니다."

보령시 산림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장의 답변이다.

지난 19일 보령해경은 무인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흑염소 57마리를 불법으로 포획한 주민들을 검거하고, 무인도서를 관리하고 있는 시 산림공원과에 흑염소를 인계하려 했으나 담당업무가 아니라며 서로 떠 넘기기에만 급급했다.

산림공원과와 환경보호과, 농축산과 모두 담당업무가 아니라며 흑염소 인수를 거절해 해경은 밤 늦게까지 흑염소의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가 다음날 무인도에 방생해야 했다.

보령시 업무분장에 따르면 무인도서는 산림공원과가 담당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부서장의 답변은 "나무만 관리한다"며 업무 영역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인도서 전체를 관리해야 할 주관부서에서 나무만 관리하면 된다며 흑염소 인수를 거절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자생하고 있는 흑염소도 시의 소중한 재산이 될 수 있는데 스스로 포기하고 만 꼴이 되고 만 것이다.

시는 무인도서에서 자생하고 있는 흑염소를 비롯해 동식물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연생태계 및 자연환경이 우수한 도서에 대하여는 환경부가 특정도서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며 보령시도 특정도서 관리는 환경보호과에서 하고 있다.

이곳에도 흑염소가 자생하고 있으며 정확한 실태파악으로 적정 개체수를 조절하는 등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나, 무인도서를 관리하는 산림공원과는 무인도서에 대한 관리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시민을 섬기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보령시의 구호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핑퐁행정으로 시민들의 지탄을 받게 됐다.

담당업무가 아니더라도 부서간 상호 협업을 통해 민원을 처리하는 것이 공무원의 해야 할 자세이며, 진심으로 시민을 섬기는 행정을 펼치는 것이다.

시는 지금이라도 책임감을 갖고 실태를 파악하고 관리방향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최의성 지방부 보령주재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