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에 한 민간개발업자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굴삭기를 동원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현 기자
19일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에 한 민간개발업자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굴삭기를 동원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현 기자
아산의 대표적인 명산 설화산(441m)이 민간개발업자의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로 인해 자연경관과 산림훼손 등이 불 보듯 뻔해 환경파괴 우려를 낳고 있는 것.

지난 19일 이기영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안내로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아산 배방읍 중리 설화산(해발 441m)을 찾았다. 설화산은 이른 가을철부터 늦은 봄철까지 눈이 덮여 장관을 이룬다 해서 설화산이다. 이기영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설화산 경치에 반해 지난해 11월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 하지만 아름다운 경치와 달리 요즘 설화산에는 요란한 중장비 기계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이날도 설화산 산자락에는 커다란 굴삭기 등 중장비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작업 현장 한 쪽에는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고 2대의 굴삭기는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태양광 패널 설치를 위한 토목공사를 하고 것이다. 이 곳에는 2만 470㎡ 부지에 1.5㎿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이 들어선다. 민간개발업자는 지난해 4월 충남도로부터 태양광 발전시설 사업 인허가를 받은 후 그 해 9월 아산시로부터 개발행위허가 승인을 받아 지난달부터 작업을 하고 있다. 올 3-4월 정도면 모든 작업이 마무리 된다. 태양광 시설 설치비와 부지 매입 등을 포함하면 총 5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설화산은 지난 10여 년전 채석장 사업으로 인해 자연경관 파괴와 산림훼손 등 홍역을 치렀던 곳으로 이번에는 태양광 발전소 사업으로 또 다시 홍역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기영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지지하지만 나무를 잘라내는 등 산림을 훼손하면서까지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아산의 명산이 훼손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아프다"며 안타까워 했다.

현장에서 만난 개발업체 관계자는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칡덩굴이 덮혀 있는 등 황무지나 다름 없었다. 소나무 12그루는 다른 곳에다 옮겨 심었고 묘목 수십 그루는 주변에 옮겨 심어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계획보다 면적을 축소했다"며 "개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을 위해 소나무, 잣나무, 개나리 등 2000그루의 나무도 심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산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태양광 시설 사업을 제한할 만한 규정이 없다"며 "자체적으로 산지경사도, 대지 이격거리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개발행위허가 승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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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에 한 민간개발업자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굴삭기를 동원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현 기자
19일 아산시 배방읍 중리 설화산에 한 민간개발업자가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를 위한 굴삭기를 동원해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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