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후의 고백

22년 후의 고백
22년 후의 고백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의 일본판이다. 공소시효가 끝난 후 자신의 살인 기록을 담은 자서전으로 스타 작가가 된 연쇄살인범과 마지막 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이자 범인을 놓친 담당 형사가 다시 만나 벌이는 추격과 대결을 그린 액션 스릴러다. 자신의 살인 행각을 낱낱이 기록한 자서전을 출간해 전국을 발칵 뒤집는다는 파격적인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전개, 여기에 후지와라 타츠야, 이토 히데아키, 나카무라 토오루 등 일본을 대표하는 실력파 배우들까지 가세했다.

두 작품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이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1981년에 발생한 `사가와 잇세이` 사건, 파리 유학 당시 여자친구였던 네덜란드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일본인 사가와 잇세이는 재판에서 심신 미약이라는 이유로 무죄로 풀려나게 되고, 몇 년 후 그는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인육 살인 사건을 자세하게 기록한 엽기적인 고백서 `악의 고백`을 발간하게 된다. 이후 그는 광고 촬영은 물론 방송에도 출연하며 유명인으로서 세상에 얼굴을 알렸다. 이렇게 두 작품 모두 후안무치한 살인범이 당당히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충격적인 소재를 활용했고,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어 법으로 더 이상 처벌이 불가능한 연쇄살인범과 그를 잡지 못하는 형사가 펼치는 마지막 대결이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영화의 몰입감을 높였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