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바이오·웰빙·연구특구 조성사업이 지지부진하다고 한다.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정상 추진이 안 되면서 지역 발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상생을 기대했던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업자인 현대건설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모양이다. 수익의 보고인 바다를 내줬지만 현대는 간척지로 만든 뒤 토지용도를 바꿔 특구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기업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성토다. 당연한 문제 제기가 아닐 수 없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8년 특구 지정 고시를 받았지만 2012년에 부결됐다. 식량안보차원에서 조성된 농지에 농업 및 관광사업 등을 축소하고, 자동차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것은 지역의 특성이나 여건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듬해 겨우 특구 기간 연장 승인을 얻기에 이른다. 서산시 부석면 일원 569만 9000㎡의 면적에 8576억 원을 투입, 현대건설과 현대모비스에서 연구시설과 관광시설, 의료시설, 체육시설 등을 조성하는 조건이었다.

특혜 시비와 논란을 바이오 등에 투자한다는 명분으로 비켜갔음에도 5년 동안 제대로 된 사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조차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눈가리고 아옹하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횡포를 보는 듯하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서산특구를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 지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시간을 벌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서산시도 입장을 바꿀 필요가 있다. 사업 완료 시 9100억 원의 생산유발 및 1만 5000 명의 고용창출 효과, 312억 원에 달하는 세수 증대 전망은 헛된 기대로 그치고 있다. 농업 바이오 단지나 의료시설 등은 보이지 않고 전체 면적 중 주행시험장 중심의 110만여㎡만이 개발됐다니 기막힐 노릇이다. 더 이상 대기업을 믿고, 맡길 사안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일괄 매입 뒤 공영개발을 추진하라는 주민 요구가 나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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