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계속되어 왔다. 딱히 정해진 답이 없을뿐더러 현실에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없는 고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전 세계적으로 2030세대를 중심으로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가 발달하면서 다양한 신조어들이 등장했다. 그 중 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한 번뿐인 인생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재를 즐기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욜로`의 기조에 맞게 현재를 즐기는 생활은 `욜로 라이프`라 하며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욜로족` 혹은 `투데이(Today)족`이라 한다. 오늘에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의미다. 단순하고 간결한 생활을 통해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는 생활 방식인 `미니멀 라이프` 역시 욜로와 관련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호라티우스의 라틴어 시 한 구절,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나 대학 축전 찬가로 많이 알려진 브람스 작곡의 `Gaudeamus igitur(가우데아무스 `청춘을 즐기세`)`,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나니"로 시작되는 우리 민요의 한 가락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고 보면 `욜로`가 완전히 새로운 개념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욜로는 오늘의 즐거움보다 미래를 위해 투자했던 기성세대와는 다른 삶의 방식이다. 즉, 아끼고 모아 부자가 되는 시대는 지났으며 지금 가진 것으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태도의 변화가 `욜로 라이프`에 반영되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태도가 기성세대에게는 자칫 현실에 안주하려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3포 세대를 넘어 N포 세대에 처한 청년들을 걱정 어린 심정이나 그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대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욜로가 대세가 된 원인을 전 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기보다 오늘에 집중하려는 태도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자리 잡은 데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연하게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미상불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리고 스스로 설계한 삶이 옳다고 믿으며 묵묵히 밀고나간다면 나름 정답에 부합하는 삶으로 평가되지 않겠는가. 김채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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