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은 여자의 일생에서 가장 큰 고통을 동반한다.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산고의 고통이 뒤따른다. 산고(産苦)는 인간이 쉽게 헤쳐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거나 참을 수 없는 고통에 괴로워 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흔히 우리는 어머니가 아이를 낳는 분만의 고통에 이를 빗댄다. 그만큼 출산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 일은 여자들만이 겪는 힘겨운 역사다. 모든 고통의 한계를 견뎌내야만 비로소 어머니라는 이름을 얻는다. 그래서 인지 자녀에 대한 모성애는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한결 같은 본능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녀를 살해라는 참극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 부산에서 30대 여성이 어린 두 자녀를 아파트에서 던진 뒤 투신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과 4세 아들은 숨졌으나 두 살배기 딸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충남 아산에서는 23개월 된 어린 아들을 질식사 시킨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여성은 자신의 집에서 23개월 된 아들을 수건으로 질식시켜 숨지게 한 후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해 10월에도 5살과 3살의 자녀 2명을 질식시켜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검거됐다. 이들 사건의 가해자는 모두 엄마다.

자녀살해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존속살인 범죄는 2012년 이후 매년 50-60건 가량 발생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존속살해와 자식살해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06-2013년까지 발생한 381건의 존속살해 사건 중 가정불화가 49.4%, 정신질환이 34.1%를 차지했다.

자식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는데다 부모의 소유물도 화풀이 대상도 아니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뻐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못난 부모라 할지라도 자식 사랑은 한결같다는 이야기다. 온갖 산고의 고통을 이겨내고 출산한 자녀를 살해한 부모들은 뒤늦은 후회를 할 것이다. 그들이 후회를 하고 아무리 무거운 죄값을 치른다 해도 어린 영혼들이 다시 살아 돌아올 수는 없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