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박종철과 이한열을 억울한 죽음으로 몬 책임 당사자들은 어떤 모습일까. 상식과 법의 판단이라면 당연히 단죄를 받아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상식과 법은 예외였다.
죄 없는 젊은이들을 잡아가두고 소위 `빨갱이`로 몰아 혹독한 고문을 자행하는데 앞장 선 박처원 전 치안감은 당시 고문치사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실형조차 살지 않았다. 이후 그는 천수를 누리다 당뇨로 사망했다고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해 모든 권력을 이용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반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뇌물 등 엄청난 범죄 혐의가 드러났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사면을 받고 호의호식하고 있다.
반면 자식과 가족 등을 억울하게 잃은 유가족 등 국가권력에 의한 피해자들은 1987년 이후에도 정권의 감시를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아야 했다. 이런 과거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역사`가 되고 있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한국현대사를 물어볼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이런 말도 안되는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부단 이 뿐이 아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친일 역사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친일 잔당들이 군사독재 시절이라는 불행한 역사를 만들었고 이어 군사독재 시절 부역자인 김기춘을 비롯한 그 잔당들이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이라는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게 됐다.
역사는 미래의 교과서다. 또 우리는 대한민국의 올바른 역사를 후대에게 물려줄 의무를 가지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잘못된 역사에 대한 대대적인 청산작업이 꼭 필요하다.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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