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대전상수도사업본부장
김영호 대전상수도사업본부장
대전은 행복한 도시다. 부족함 없고 변함없이 우리에게 수려한 경관과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있는 대청호가 있다. 어김없이 한 자리에서, 오롯이 대전과 우리 시민을 포근하게 감싸 안은 대청호는 따스한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게 한다. 산과 물, 바람 그리고 추억이 어우러진 곳, 대청호가 있어 대전이 더 아름답다.

예전에는 대청호 주변을 경치 감상하며 힐링하기 위해 가는 곳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대청호 물로 수돗물을 생산하는 상수도사업본부에 근무하면서, 상수원으로서 대청호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새삼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물은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소중한 자원이다. 이제는 물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원뿐만 아니라 건강을 지켜주는 웰빙(Well-being)식품으로까지 생각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그만큼 물의 중요성을 더 크게 인식하게 됐으나, 생각과 실천이 동시에 이뤄지지는 않는가 보다. 아직도 상수원의 오염은 심각하다 할 수 있다. 여름철 집중강우 시 대청호에 유입되는 온갖 쓰레기와 오염물질을 보면 느낄 수가 있다.

대청호는 전국에서 제일 좋은 상수원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한 녹조 발생 때문에 수돗물 생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대청호 조류 발생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돗물의 이취미 불쾌감 등으로 상수원의 안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 상수도사업본부에서는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992년 추동 취수탑에 수중폭기시설 42기를 설치하고 매년 5월부터 11월까지 가동하고 있으며 인공식물섬 1만5700㎡와 습지 1만㎡를 조성·운영하고 있다. 회남 수역에 조류가 발생하면 2014년 설치한 길이 280m, 폭 6m 크기의 조류차단막시설을 본격 운영해 추동으로 조류가 유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2004년부터 설치한 인공식물섬을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4억원을 투입해 연차적으로 6500㎡를 개량하고 있고, 또한 대청호에서 녹조가 발생될 시 정수장에서는 분말 활성탄을 투입해 조류 발생으로 인해 나타나는 이취미 물질을 제거하고, 조류 모니터링을 강화해 원수에서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깨끗한 수돗물을 제공하기 위해 수질검사항목 및 검사주기도 확대 시행한다. 수돗물의 법적 수질검사는 60항목이나, 올해부터는 소독부산물 7항목을 더하고, 잔류 의약물질, 농약류 등 150항목을 추가해 보다 많은 217항목으로 수질검사를 확대한다. 수돗물의 안전성을 기하고, 고품질 수돗물에 대한 시민의 요구 증대에 맞춰 미량유해 물질까지 제거가 가능한 고도정수처리시설을 2026년까지 대전의 모든 정수장에 확충할 계획이다 .

사람들이 아무생각 없이 대청호 주변에 버린 쓰레기 그리고 행해온 각종 오염행위는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생산을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을 필요케 한다.

이에, 이러한 사후 노력보다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대청호를 아끼는 시민의식의 함양이라 생각한다. 대청호를 생각하는 우리의 사소한 행동 하나 하나가 천혜의 자원인 대청호를 보존하는 힘이다.

자연은 우리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 쓰는 것이므로 잘 사용하다 자연과 후손에게 고이고이 물려주어야 한다. 대청호는 지금을 사는 우리의 것만이 아니라 내 아들·딸과 손주들이 마시고, 씻고, 사용해야 할 식수원이다. `잘 보전하자`라는 말은 아무리 강조한들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상수도본부는 대청호 상수원 관리와 고품질 수돗물 생산에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시민들이 대청호 주변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등 사소한 일부터 실천해 수질오염의 근본적인 원인을 줄이는 데 앞장 서 준다면 대청호는 더 깨끗하고 아름다운 상수원으로 지속 될 것이다.

김영호 <대전상수도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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