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유성초 내에 있는 해방기념비 모습.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이끼가 껴있는 모습이다. 사진=대전문화연대 제공
대전 유성구 유성초 내에 있는 해방기념비 모습.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이끼가 껴있는 모습이다. 사진=대전문화연대 제공
대전시가 산내 골령골 평화공원 조성과 근대문화예술특구 지정 등을 계기로 근현대사 조명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정작 지역 근현대 문화유산 자원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근현대 문화유산을 근대문화예술특구와 충남도관사촌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해 관광 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14일 대전시와 대전문화연대 등에 따르면 대전 지역에는 근현대 역사를 기록한 기념·사적비 등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보문산에는 1945년(을유년) 8·15 해방을 기념해 세운 을유해방기념비, 목척교에는 4·19기념비, 유성구 유성초 해방기념비 등이 건립돼있다.

그러나 이들 기념비는 사실상 안내문이나 표지석 하나 없이 방치돼 있다. 을유해방기념비는 1960년 대전역광장에 재건됐으나 대전역 개발로 방치되다가 1971년 보문산공원으로 이전했다. 현재 보문산 야외음악당 올라가는 길 좌측에 위치해 있지만 관련 문구나 표지석 없이 덩그러니 비석만 있는 상태다. 이 기념비는 해방이 되자 대전시내 유지들이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의견을 모아 세운 것으로 대전시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세워 현재 전국에 남아있는 8·15 해방 기념물 중에서 매우 큰 가치가 있는 유물로 전해진다. 유성초에 있는 해방기념비 역시 별다른 안내문 없이 방치 신세다.

1960년 4·19혁명 선봉에 선 학생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목척교에 세워진 표지석 역시 안내문 하나 없이 비석만 달랑 있다.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대표는 "현재 보문산에 지역의 근대 역사를 지닌 기념비들이 다수 있는데 거의 천덕꾸러기처럼 방치된 상태"라며 "중요한 문화자원인 만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문을 만들고 옛충남도청사와 충남도관사촌, 근대문화예술특구와 연계해서 관광자원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 자원을 관리하는 부서의 일원화 필요성도 나온다. 4·19표지석은 시 건설관리본부, 을유해방기념비는 시 공원사업소에서 관리하면서 활용안이 모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을유해방기념비 등 주변 관리는 하고 있지만 대전역에서 보문산으로 이전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축적해놓은 게 없어 향후 시에서 지적 사항을 검토 해보겠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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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보문산 야외음악당 가는 길 한 켠에 안내문이나 표지문 없이 사실상 방치돼있는 을유해방기념비 모습. 사진=대전문화연대 제공
대전 보문산 야외음악당 가는 길 한 켠에 안내문이나 표지문 없이 사실상 방치돼있는 을유해방기념비 모습. 사진=대전문화연대 제공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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